[SKC 영화 · 비디오사업의 향방]

「SKC는 과연 영화, 비디오사업을 포기할 것인가」

최근 대기업들의 영상사업 구조조정이 잇달아 진행되면서 SKC에 대한 영화, 비디오사업 포기설이 최대의 화두가 되고 있다. SKC의 영화, 비디오사업 철수를 기정사실화하는 측과 그렇게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측의 반응이 엇갈리는등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SKC가 사업에서 손을 뗄 것으로 예측하는 이들은 그 근거로 그룹 최고위층의 「격노」를 가장 먼저 꼽는다. 지난 연말 SKC가 엄청난 판권료를 지불하고 외화만을 사들이는 외화소비의 주범처럼 언론에 각인됨으로써 그룹측으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았다는 것. 이로 말미암아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가 버렸다는 것이다.

또 한가지는 적자폭의 확대다. 실제로 SKC가 대리점 부실을 방지하기 위해 참여한 직판조직은 엄청난 고정비를 양산했고 매출은 협력 메이저사인 워너부라더스와 MGM이 각각 삼성영사업단과 (주)대우로 자리를 옮김에 따라 급격히 떨어졌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영화배급사업마저 참패를 거듭함으로써 끝내 적자폭을 줄이지 못했다는 것. 결국 지난해 무려 1백억원의 적자를 기록,최악의 상황을 불러들였다는 게 사업포기설을 기정사실화하는 측의 설명이다. 이와는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관계자들은 『SKC가 공테이프 내수기반을 포기할 생각이 아니면 사업철수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또한 미국 인디펜던스사인 만델레이사와의 작품공급계약도 유효하고 상당량의 영화, 비디오의 판권를 확보하고 있어 사업철수같은 극약처방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더욱이 비디오사업의 경우 지난 7월 대리점체제로 돌아서면서 호전되고 있고 최대의 과제로 꼽혀 온 비디오가격 인상문제도 거의 매듭단계에 있어 최악의 상태는 아니라는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도 대체로 SKC가 영화, 비디오사업에 대한 거품은 걷어내되 사업철수 같은 최악의 처방은 내리지 않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예컨대 비디오사업을 위해 추진한 영화사업에 대해서는 최대한의 메스를 가하는 대신 비디오사업은 시장상황을 관망하는 수준이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SKC의 한 관계자도 『프로테이프산업을 태동시켰으며 나름대로 일정지분이 있는 SKC가 사업철수라는 극약처방을 내리겠느냐』며 『SKC의 사업성격에 맞는 영상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게 고위층의 생각인 것으로 알고 있다』말했다.

그러나 SKC의 이같은 방침 천명에도 불구 SKC 대리점등 일부에서는 SKC의 사업철수에 대한 불안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니 땐 굴둑에 연기가 나겠느냐』면서 『시간을 끌지 말고 진퇴 여부를 명확하게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SKC가 회사의 지향성과 사업비전을 통해 영상사업을 추진했어야 했는 데도 불구,경쟁사들의 영상사업에 대한 패러다임만 흉내내다 결국은 이같은 화를 자초했다』면서 『영화사업같은 흥행사업은 과감히 포기하고 비디오등 유관사업에만 주력하는등 거듭나기 작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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