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업계, 환경 대응 움직임 가시화

반도체를 제조하면서 발생하는 각종 유독가스로 인한 지구환경 파괴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반도체 업체들의 대응 노력이 점차 가시화하고 있다.

8일 관련 협회 및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최근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반도체 환경규제 강화 움직임에 대응, 정부 차원의 가스처리장비 개발 지원을 요청하고 업계 스스로 행동선언문을 채택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국내 반도체 업계의 이같은 움직임은 반도체 제조공정중 에칭 및 증착 과정에서 주로 발생하는 과불화화합물(PFC)이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이 문제가 「국제반도체환경안전회의」의 주요 의제로 상정되는 등 반도체 유독가스에 대한 규제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반도체협회는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환경관련 기술개발 프로젝트의 하나로 반도체용 가스 정화처리설비인 가스스크러버 장비의 개발을 적극 지원키로 하고 지난달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들과의 협의를 거쳐 이미 통상산업부에 관련 사업추진계획서를 제출했다.

반도체협회는 이를 통해 현재 가스스크러버를 국내 생산하고 있는 케이씨텍, 한국MAT, 유니온산업, 한주산업 등 4개 업체 중 1개 회사를 선정, 관련 장비 개발에 10억원 정도를 지원해 줄 것을 정부 측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삼성, 현대, LG, 아남 등 국내 반도체 4사는 최근 반도체 제조 라인에서 발생하는 각종 과불화화합물에 대한 각종 안전규정을 더욱 강화한다는 취지 아래 「PFC에 관한 자발적인 행동 선언문」을 채택, 정부와의 협의를 거쳐 곧 발표키로 했다.

신성이엔지 등 국내 주요 클린룸 설비업체들도 반도체 클린룸 관련 환경측정 및 기술표준제정위원회인 「ISO/TC 209 정기 세미나」를 최근 국내에서 개최하는 등 환경 관련 세계 표준 제정에 적극 참여하고 나섰다.

또한 미래산업, 케이씨텍, 나노하이텍 등 국내 주요 반도체 장비 업체들도 이러한 환경 관련 움직임에 대응, 국제 환경인증규격인 ISO14001을 이미 획득한데 이어 아토, 피에스케이 등의 업체도 관련 인증 획득을 서두르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가스처리 설비의 불량으로 발생한 대만 반도체 공장의 화재사고만 보더라도 이러한 유독가스의 정화 및 처리 기술은 국제적인 환경규제를 피하기 위한 사전전략 차원에서뿐 아니라 생산 안정 및 수율 제고 측면에서도 하루빨리 개발해야 할 분야』라고 강조했다.

<주상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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