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21] 바로비젼

「꿈의 영상시대를 개척한다」는 목표아래 MPEG(동영상 압축, 복원)분야의 기술개발에 주력해온 바로비젼(대표 고진)이 마침내 큰일을 해냈다. 꿈의 영상매체로 불리는 DVD를 고가의 전용보드없이 소프트웨어만으로 재생시킬 수 있는 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 MPEG2분야에서 세계 선진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했기 때문이다.

지난 94년 회사설립 이후부터 이 분야에만 주력해온 바로비전은 지난달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추계 컴덱스전시회에 소프트웨어 MPEG2기술을 발표, 업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등 우리의 기술력을 세계에 알린 벤처기업이다.

공학박사인 고사장과 9명의 연구원이 5억원의 개발비를 투입해 1년여만에 개발에 성공한 DVD용 MPEG2 플레이어는 현재 세계적으로 미국의 두 회사만이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첨단기술로 세계 DVD시장의 흐름을 바꿔놓는데 한몫을 단단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MPEG2기술의 첫번째 응용분야인 DVD시장은 당초 기대와는 달리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DVD플레이어가 비싼데다 DVD를 재생하는데 필요한 MPEG2보드 값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내년부터 DVD시장이 크게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만원대의 저렴한 DVD플레이어가 속속 출시되고 영화나 게임같은 소프트웨어도 쏟아져 나오는데다 무엇보다도 바로비젼이 개발한 「바로DVD」처럼 고가의 MPEG2보드를 대체할 소프트웨어와 이를 칩에 내장한 VGA칩 등 각종 칩세트가 대거 출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MPEG2보드와 소프트웨어가 시장을 양분하겠지만 99년에는 MPEG1과 마찬가지로 소프트웨어가 보드를 완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MPEG2소프트웨어가 막강한 가격경쟁력을 갖추고도 단숨에 보드를 대체하지 못하는 것은 소프트웨어가 보드와는 달리 CPU 처리속도에 제약을 받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년 상반기쯤 2백66MHz이상의 펜티엄Ⅱ를 탑재한 PC가 대중화되면 이러한 걸림돌도 제거돼 그야말로 MPEG2소프트웨어 시대가 열릴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같은 전망에 따라 세계적인 칩세트 업체들은 앞다퉈 MPEG2소프트웨어 업체들과 제휴, DVD시장 공략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현재 세계적인 칩세트업체인 ATI는 콤프코어와, 트라이던트는 메디아매틱스와 손잡은 상태며 S3도 바로비젼과의 제휴를 추진하고 있어 내년 상반기부터 MPEG2소프트웨어를 내장한 VGA칩세트가 대거 출시될 전망이다.

특히 바로비젼은 다이아몬드카드로 유명한 S3와의 수출계약이 성사될 경우 MPEG2분야에서 적지않은 영향력을 발휘함은 물론 소프트웨어 하나로 수백만달러 이상의 로얄티를 벌어들이고 막대한 수입대체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로비젼이 선진기술로 꼽히는 MPEG분야에서 빛을 발할 수 있는 것은 첨단기술 확보를 위해 수년간 한 우물만을 판데다 자존심을 굳게 지킨 결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바로비젼은 95년 MPEG1보드를 개발하고도 시장진입시기가 늦어 막대한 손실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포기않고 막대한 개발비와 인원을 투입, 2년가까이 MPEG2기술 개발에 전력투구해왔다. 또 대기업과의 합작또는 용역을 받아 응용기술을 개발하면서도 용역비를 적게 받는 대신 지적재산권을 확보하는데 주력한 것도 지금의 바로비젼을 있게 한 원동력이라고 말할 수 있다.

바로비젼은 DVD용 MPEG2플레이어기술을 확보한데 만족하지 않고 내년에는 연구원을 보강해 세트톱박스없이도 VOD서비스를 PC로 활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용 MPEG2디코더와 인터넷용 MPEG2디코더를 개발할 계획이다.

또 IMT2000과 화상회의시스템 등으로 주목받고 있는 MPEG4기술을 2년내에 확보한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하는 한편 MPEG4와 MPEG7을 이용한 방송국 자료보관소 전산화를 준비하고 있다.

바로비젼은 MPEG기술 외에도 디지털위성방송용 세트톱박스와 오디오플레이어인 MP3플레이어를 자체 개발하는등 다가올 꿈의 영상시대를 개척하기 위해 오늘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김종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