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맨홀 (239)

『강 과장, 1호 맨홀에 걸린 회선에 대한 절체는 끝났으니까 세밀하게 데이터 점검해. 김창규 박사가 도착하면 내게 연락해 주고.』

『알겠습니다, 실장님. 연락드리겠습니다.』

김지호 실장은 자동절체 시스템에서 벗어나 광 단국 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절체코드.

길게길게 늘여진 절체코드가 겹겹이 늘여져 있었다.

30만 회선이 넘는 회선이 절체코드에 의해 우회루트로 절체된 것이다.

이제 가청경보는 울리지 않고 있었다. 빨간 색과 청색, 그리고 주황색의 가시경보가 같은 주기로 반복되어 번쩍거리고 있었다.

김지호 실장은 「일리아드」에 나오는 트로이아 진영의 주인공들을 다시 떠올렸다. 고전. 거기에는 인간의 원초적 삶 모든 것이 녹아져 있었다. 주인공들은 그 삶을 형상화시키는 도구들이었다.

-프리아모스:트로이 왕으로 오랫동안 왕국을 통치하며 번영시켰다. 그러나 노년에 이르러 아들 파리스 때문에 전쟁에 휘말리게 되고 왕국의 몰락을 지켜보게 된다. 아킬레스에게 여러 명의 아들을 잃는데, 장남 헥토르의 시신을 찾기 위해서 아킬레스에게 무릎까지 꿇었던 비운의 왕이다.

-헥토르:프리아모스 왕의 맏아들이자 트로이아 군의 총사령관. 애정이 깊고 다정다감한 인품의 소유자면서 그리스의 아킬레스에 필적할 만한 용기를 지닌 트로이 군의 최고의 무장이다. 파트로클로스를 죽인 데 분노한 아킬레스에게 목숨을 잃게 되는데, 그의 죽음은 모든 트로이 인들에게 깊은 슬픔을 안겨주게 된다.

-파리스:프리아모스 왕의 아들이며 메넬라오스의 아내 헬레네를 데려와 전쟁의 불씨를 만든 장본인이다. 그러나 정작 전쟁이 일어났을 때 한 일은 메넬라오스와의 일대일 대결뿐이었다. 그 대결에서도 나약한 모습을 보여 주지만 아킬레스의 발뒤꿈치를 쏘아 죽이는 활약을 하기도 한다.

-펜테실레이아:아마조네스의 여왕. 실수로 여동생 히폴뤼타를 죽이고 자책감에 빠져 있었으나, 프리아모스 왕에 의해 죄가 씻긴 인연으로 트로이를 지원하러 오게 된다. 아마조네스 여군 부대는 많은 그리스 병사를 죽이지만, 그녀 자신은 아킬레스에게 목숨을 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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