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악기산업의 불황이 장기화하고 있어 악기업체들이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불황이 장기화함에 따라 경기변동에 민감한 전자악기의 내수판매가 줄고 있다. 게다가 해외에서는 최근 엔고로 반전되기 전까지 엔저현상으로 일제와 국산 전자악기의 가격차가 좁혀져 국산제품의 판매가 줄어드는 등 대외경쟁력마저 떨어져 악기업체들의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다.
95년의 경우 국내업체들이 생산한 디지털 피아노는 3만3천9백대 가량 됐으나 지난해 생산량은 2만7천7백대로 19% 정도 줄었다. 이 가운데 내수판매의 경우 95년 1만4천3백대에서 96년 1만4천9백여대로 예년 수준을 유지했으나 지난 1, 4분기의 판매량은 96년 1, 4분기보다 10% 가량 줄어든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수출부문에서는 95년 1만9천2백여대에서 96년 1만3천6백60여대로 30% 가량 줄어들었으며 올 들어서도 비슷한 상황이다.
일반 어쿠스틱 피아노 시장도 위축되고 있다. 지난 95년 국내 어쿠스틱 피아노의 총생산은 21만2천4백여대에서 96년 16만5천5백여대로 23% 가량 줄어들었으며 내수와 수출 모두 하향세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들은 내수시장의 경우 어쿠스틱 피아노의 판매가 줄어든 대신 디지털 피아노의 판매가 이를 대체해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으나 당초 기대와 달리 디지털 피아노의 판매도 줄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시장의 경우 세계적으로 30만대의 디지털 피아노시장이 형성돼 있지만 이 가운데 80% 이상을 일본업체들이 점유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국내업체들은 틈새시장 공략에 주력해왔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계속된 엔저현상으로 일제 디지털 피아노의 가격이 국산품의 가격과 비슷해져 국산 디지털 피아노의 수출이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 국산 디지털 피아노의 가격은 일제의 70%선에서 형성됐으나 최근엔 국산품의 가격이 일제의 90%선까지 올라가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영창악기, 대우전자, 한국전자 및 현재 부도상태에 있는 삼익악기 등은 임금인상 동결, 틈새시장 공략, 디지털 피아노의 인지도 확대를 위한 각종 이벤트 등을 통해 판매감소 대응책을 찾는 데 부심하고 있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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