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체증은 단지 개인의 불편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로 인한 국가의 경제적 손실을 돈으로 환산하면 지난 95년을 기준으로 국민총생산(GNP) 대비 3.6%인 11조6천억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수치가 된다. 도로는 지속적으로 건설되지만 차량증가를 따라잡지 못해 허덕이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날로 심화되는 교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제 제 3의 새로운 방안이 제시되어야 한다. 기존 도로망에 많은 자동차를 효율적으로 운행시켜 병목현상을 최소화하고 도로이용률을 극대화하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해결책으로 최근 인공위성을 이용한 차량항법시스템(CNS;Car Navigation System)이 부각되고 있다. 차량항법시스템은 인공위성으로 위치를 파악하는 위치측정시스템(GPS;Global Positioning System)과 차량내 일종의 특수컴퓨터인 차량용 단말기외에 전자수치지도, 항법소프트웨어 등 최첨단 기술을 응용한 것이다.
차량항법시스템을 이용할 경우 운전자는 전자지도상에서 현재 위치를 파악함은 물론 필요할 경우 최단경로, 최적경로로 목적지를 안내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뿐만 아니라 실시간으로 교통정보를 수신해 쾌적한 운전환경을 제시하고, 더 나아가 도로이용을 극대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차량항법시스템을 가장 활발하게 이용하는 나라는 일본이다. 지난 94년부터 3년 연속 10대 히트상품으로 차량항법시스템이 선정된 것도 이를 대변해 주고 있다. 이같은 관심은 일본뿐 아니다. BMW, GM 등 미국이나 유럽의 선진 자동차회사들은 향후 자동차전쟁에서의 승패가 차량자동항법장치에 있다는 점을 인식해 이미 GPS, 방위측정, CD롬 메모리지도, 차량주행에 따른 속도감지센서, 음성 입출력에 의한 차량주행장치 등을 탑재시킨 최첨단 자동차의 실용화에 착수한 상태다.
국내에서도 GPS수신기용 RF 및 신호처리 칩 등의 원천기술 개발이 현재 전자통신연구소 등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쌍용정보통신을 비롯 현대, 만도, 삼성, 대우 등 대기업들도 경쟁적으로 개발에 나서 차량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관련 응용제품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의 경우 차량자동항법장치에 대한 기반기술 투자가 미흡, 외국업체에 기술이 종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있다. 이는 차량자동항법시스템 운용에 필수적인 GPS 송수신기의 핵심부품이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자이로 및 지자기센서 등 기초측위분야 기술도 크게 낙후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기에 GPS송수신기 정보시스템, 방위검출용 자이로, 지자기센서, CD롬 메모리 전자지도, 영상처리시스템 분야의 집중적인 연구개발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외국업체에 국내 차량자동항법장치 관련시장을 내주고 기술도 종속될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와 함께 자동항법장치의 실용화에 가장 큰 걸림돌은 디지털화되어 있는 전자수치지도가 제대로 구축되어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행정적으로 보는 지도와 토지대장, 도로망지도 등의 일부는 구축되어 있으나 도로명칭조차 서로 차이가 나는 등 상호 호환체계나 통일성이 없어 이를 자동항법장치에 사용하기에는 부적합하다는 것이다.
이밖에 자동항법장치의 실용화를 위해서는 현재 각 지역에서 일어나는 교통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해줄 주체가 없다는 것도 문제다. 일본의 경우 정부와 민간이 이미 BICS라는 협의체를 조직, 교통정보를 각 자동차의 차량항법장치에 서비스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도 교통정책을 관할하는 부처나 공공기관이 민간과 힘으로 모아 교통정보를 서비스할 주체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제 21세기 정보통신기술을 결합한 첨단 자동차전쟁을 앞두고 정부는 단지 유류가격 및 자동차세의 인상이나 통행세 부과 등으로 차량의 통행을 줄여보자는 소극적인 교통정책에서 벗어나 최첨단 차량항법시스템의 신기술 개발을 통해 교통문제를 해결하는 적극적인 자세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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