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의료정보화 시대에 대비하라

의료(醫療)분야에서 첨단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정보화 구축경쟁이 일어나고있다.

삼성의료원이 美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병원과 화상 및 의학영상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첨단 텔레메디신(화상진료시스템)을, 서울대병원이 보라매병원과 X레이, 컴퓨터 단층촬영, 자기공명 영상장치 등을 교환할 수 있는 원격 진단시스템을 구축했다. 또한 부산 백병원, 고대 안암병원, 성 빈센트병원 등 대형 병원과 전남대 화순병원, 분당 재생병원, 평촌 동국대병원, 평촌 성심병원, 일산 백병원, 일산 원능복음병원, 산본 잠실병원 등 신설 병원이 진료서비스를 개선하고 의료시장 개방에 대비하기 위해 이르면 연내 처방전달시스템(OCS)과 의료정보화상전송시스템(PACS)을 도입한다. 그뿐 아니라 대성병원, 영천빈센트병원, 한라병원, 신천병원 등 4백 병상 미만의 지방 중소병원도 의료정보시스템 도입에 나서고있다는 소식이다. 의료정보화는 이제 거역할 수 없는 큰 물결이 되고 있다.

그동안 「정보화 사각지대」라고 까지 불리던 의료계가 갑자기 정보화를 위한 의료정보시스템 구축에 나선 것은 급변하는 의료환경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다. 지금까지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수평적인 협력, 보완관계를 유지해 오던 국내 의료계에 삼성과 현대가 가세하면서 경쟁시대로 접어든데 이어 묶여 있던 의료시장의 빗장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을 계기로 조만간 풀리게 될것이 확실해지면서 일어나는 변화인 것이다. 의료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자구책이 의료정보시스템 구축으로 이어진 것이다.

의료계의 이같은 정보화 바람은 매우 고무적이다. 지난해 4백억원으로 형성됐던 의료정보시스템 관련 시장규모가 배 이상 늘어나는 등 의료, 정보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할 뿐 아니라 국민의 삶의 질과 직결되는 대국민 의료서비스가 획기적으로 개선될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기대가 크다.

물론 의료정보화가 쉽지는 않다. 질병의 진단에서부터 치료, 진료지원, 병원경영, 보건복지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이르기까지 과거의 관행을 모두 바꿔야 하기 때문에 마찰의 소지도 그만큼 많다. 사회전반에 걸친 정보화 인프라 구축도 선행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따라서 의료정보화가 정착되려면 먼저 의료계의 강한 의지가 있어야 하며 이와함께 정책적인 지원도 필요하다

이런 관점에서 최근 정부가 발표한 의료정보화 구축의지는 뒤늦은 감은 있으나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다. 2005년까지 전국 노인복지요양시설에 1백여개의 치매 전문요양원을 건립, 전국적인 원격화상 치매진료망을 구축하는 한편 오는 2000년까지 전국 의료기관의 50%를 초고속정보통신망으로 연결하겠다는 정책발표가 꿈의 원격진료시대를 앞당기는 촉매제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의료계와 정부가 함께 힘을 모아 의료정보화에 적극성을 띤다면 국내 의료환경은 급속히 개선될 것이며 지역간 의료서비스 격차 해소와 진료의 질적수준 향상 등 구체적인 성과가 가시화될 것이다.그러나 의료정보화가 가져다 줄 수도 있는 부작용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의료정보화가 지나쳐 「의료사치」로 이어지거나 의료정보화가 의료서비스의 형평성을 해쳐 의료편중을 더욱 부채질하는 부작용을 낳는다거나 등 생각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따라서 의료계나 정부는 현재 추진되고있는 의료정보화가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신진료시스템으로 뿌리를 내릴수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의료제도나 보험수가 개선 등 현안도 의료정보화의 한몫으로 개선방향을 잡아가야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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