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의료기기 개발 교육 세미나, 업계 무관심으로 끝나

「국내 의료기기 산업발전을 도모한다」는 거창한 슬로건 아래 한국의료기재연구재단(이사장 민병구)이 지난 11, 12일 이틀간 개최한 「의료기기 개발 교육 세미나」가 업계의 외면으로 초라한 집안잔치로 끝났다.

이번 세미나는 「국내 의료기기 관리제도 개선방향」과 「인터넷을 이용한 의료기기 정보검색 및 활용」 등 업계로서는 매우 유익한 내용이 발표됐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11일과 12일 각각 강사와 주최측 인사 등을 제외할 경우 순수 참석자는 10명 선이었으며 그나마 강사들도 자신의 발표순서가 끝나면 대부분 자리를 떠 행사장은 시종 썰렁한 분위기를 벗어날 수 없었다는 것이 참석자들의 한결같은 평이다.

이같은 현상은 의료기기 업계로는 전례없이 세미나 참가비를 20만원으로 책정할 때부터 이미 예상했던 일로 이같은 우려가 행사 전부터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주최측은 고액의 참가비를 고수, 결국 「그들만의 잔치」로 끝나게 만들었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게 됐다.

실제로 이번 세미나중 점심식사는 주최측이 별도로 준비한 것이 아니라 서울대병원 직원이 사용하는 복잡한 구내식당을 이용하게 해 일부 참석자들은 외부에서 식사를 하고 오는 등 불만이 많았음은 물론 세미나 외적인 부분도 허술하기 그지 없었다는 지적이다.

결국 10명에 달하는 강사들의 강연료와 자료집 발간 외에는 돈들 일이 거의 없어 주최측이 돈 한푼 안들이고 생색만 내려 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행사의 목적이 단지 의료기기산업 활성화라는 대의보다는 재단측이 향후 정부 연구과제 획득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실적올리기의 한 방편이 아니었겠느냐는 의혹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의료기재연구재단을 설립한 민병구 이사장이 주관하고 있는 인공심장 개발과제가 올해 과학기술처에서 보건복지부로 이관되면서 재단 얼굴 알리기가 필요하지 않았겠느냐는 시각이다.

이밖에 업계 관계자들은 복지부가 생산기술연구원과 학계 및 일부 업계 관계자를 제외하고는 철저히 내용을 숨긴 채 진행해 온 의료용구 관리제도 개선안을 사적인 성격의 이번 세미나에서 먼저 공개한 것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들이다.

복지부는 이같은 비판을 우려, 개선안의 세부사항은 발표하지 않고 방향만을 제시했으며 그나마 발표내용도 문건화하지 않고 구두로 끝냈으나 향후 복지부가 생산자와 수입자를 망라한 전 의료기기 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으로 있는 것을 감안할 때 경솔한 행동이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박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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