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장님! 2호 자동절체시스템이 다시 다운되었습니다.』
『뭐야? 재시동 실패했어?』
『예, 데이터에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데이터는 다 들어갔나?』
『예, 다 입력되었습니다. 하지만 시스템이 가동되지 않고 있습니다.』
『1호기로 다시 데이터 입력중인가?』
『예, 지금 자동입력중에 있습니다.』
『어떤 데이터? 지난주에 백업 받아놓은 데이터로 입력시키고 있나?』
『예, 지난주 데이터로 입력중입니다.』
『2호 시스템 재시동 준비해! 지난달 백업데이터로 입력시켜. 하드웨어는이상 없지?』
『자동으로 입력시킬 때에도 데이터는 잘 입력되었습니다.』
『당황하지 말고 작업순서대로 잘해.』
『알겠습니다.』
김지호 실장은 다시 한 번 시계를 보았다.
16:10.
아, 김지호 실장은 짧은 신음소리를 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10분. 30만 회선이 넘는 통신망이 10분 동안 두절된다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사회간접자본으로서 그 어떤 분야보다도 선진화되어 있는우리나라의 통신망이 한 곳의 사고로 인하여 30만 회선 이상이 한꺼번에 10분 이상 두절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사고가 발생한다 해도 2중 3중으로 구성된 우회루트를 통해 자동절체되는 시스템을 구성하고, 무궁화위성과 마이크로 웨이브를 통한 입체적 통신망도 구성하여 언젠가 발생하게 될 비상사태에 대비하여 왔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최악의 상황이다. 재시동에 들어간 1호 절체시스템이 정상적으로 동작한다 해도 앞으로 10여분이 경과해야 통신망이 정상으로돌아오게 될 것이다. 이미 1호기는 사고발생과 함께 다운되었기에 지난주의백업데이터를 입력시킨다 해도 시스템의 정상동작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최후의 경우에도 대비해야 한다. 김지호 실장은 절체시스템이 완전 다운될경우를 대비하여 정 과장을 불렀다.
『정 과장, 만약을 대비해서 수동 우회회선을 파악해 놓아. 현업 부서에비상사태 발령하고, 근무자를 비상대기 시켜. 각 건설국에도 비상물자 출동준비시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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