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PC업계 판촉행사 지나치다

지난해와 달리 올들어 PC판매가 예상보다 늘지 않자 PC업체들이 경쟁적으로 판촉행사를 실시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PC메이커들이 올들어 전개하고 있는 판촉행사를 보면 일반적인 가격할인행사뿐 아니라 무이자 할부판매, 보상판매 등 아주 다양하다.

이와함께 가격할인행사를 경쟁사와 차별화하기 위해 20∼30종에 이르는 CD롬타이틀의 무상제공은 물론이고 인터넷 등 각종 무상교육도 정례적으로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심한 경우에는 신제품을 출시하자마자 할인행사를 전개하기도 한다.

이같은 할인행사 개최 횟수는 업체별로 월평균 1회 이상이라고 하니 PC업계의 판촉행사는 이제 가만히 지켜보기에는 너무 지나치다는 느낌이 든다.

판매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업체별로 실시하는 판촉행사를 탓하는 것은 아니다. 계속적인 판촉 행사로 시장질서에 혼란이 온다면 문제가 된다.

가격이 싸지면 소비자들은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PC를 구입할 수 있는데무슨 문제가 있느냐고 반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큰 착오이다. 결론적으로 소비자나 생산자 모두에게 손해가 된다.

기업은 제품 판매에서 적당한 이윤을 얻어야 기업을 경영할 수 있다. 그러나 판매가격을 경쟁적으로 낮추지 않으면 안되게 되며 가격이 낮아지면 그만큼 다른 방법을 통해 생산가를 낮추어야 한다.

주요기능이나 사양을 몇가지 덜어내고 사소한 기능이나 경품을 제공하는행동을 대표적으로 들 수 있다.

예컨대 PC의 경우 기본메모리를 8M로 구성하거나 MPEG 등 멀티카드를 제외하면 가격은 싸지나 제품 구입과 동시에 업그레이드시키거나 멀티카드를 별도비용을 지급해 구입해야 하므로 그만큼 불편이 뒤따르게 된다.

즉 소비자는 구입 당시에는 값싸다고 만족할지 모르나 금방 실망해 공급자에 대한 불신감을 가지게 되므로 양측 모두에게 손해인 셈이다.

판매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무분별하게 할인행사를 실시한 공급자에게는 이보다 더욱 가혹한 부작용이 기다리고 있음은 물론이다.

즉 수요확대를 위해 실시한 가격할인행사가 너무 잦다보니 수요자들은 조금 더 있다 사야겠다는 심리에 빠질 수 밖에 없고 이는 자연히 실수요자들을대기수요로 전환시키는 현상을 초래하게 된다.

PC메이커들도 이같은 지적사항을 잘 알고 있다고 토로한다.

그러면서도 이같은 가격할인행사를 연중무휴로 실시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경쟁업체들이 할인행사를 실시하면 그마나 남아있는 수요자도 빼앗길 것 같아서 어쩔 수 없이 따라가게 된다고 실토하고 있다.

이 말은 PC메이커들은 자신들이 만드는 제품에 자신감을 갖고 있지 못하고있고 따라서 경쟁사의 할인판매 행사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허약한처지에 놓여있다는 의미에 다름 아니다.

우리의 PC산업은 우물 안 개구리라는 말로 종종 비유된다.

이는 PC업체들이 경쟁력 강화라는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우선 팔고만 보자는 식에 매달리다 보니 나타난 결과이다.

이래서는 안된다. 외국산 PC와도 경쟁해야 하는 시점에 소비자들을 현혹시키는 행위가 계속돼서는 안된다.

신뢰성있는 제품을 내놓는 기업 이미지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 때무분별한 할인판매 행사는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제품의 질로 승부를 내는 마케팅전략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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