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다.』
『너의 주인은 어디 있느냐? 아니면 혼자 왔느냐?』『난 혼자다.』
『그렇다면 이건 운명이군.』
『그렇다.』
『넌 날 멈출 수 없다. 그것 역시 운명이다.』
『그래? 널 멈출 수 없다고?』
타시 누르부가 놀란다.
『그렇다면 죽으러 왔군. 근사한 죽음을 선사하도록 하지. 넌 명예를 존중하는 사내다. 자, 이리 와라. 네 몸 위에 손을 얹도록 해다오. 이렇게.』
그는 예티의 선조인 리미이다. 혀를 날름거리고 손을 앞뒤로 흔들고 있다.
『난 너를 멈출 수는 없다. 그러나 너를 멈출 것을 불러올 수는 있다.』타시 누르부가 인상을 찌푸린다.
『그게 무슨 뜻이지?』
『난 단지 매개자일 뿐이다.』
『뭐하고 뭐 사이의 매개자란 뜻인가?』
그 티베트의 무사가 자줏빛 승려복을 입고 서있다. 어깨까지 내려오는 긴검은 머리에 광대뼈가 불거져 나와 있고 입술이 다부져 보인다.
『그 기도 바퀴가 날 멈출 수 있을 것 같은가? 아니면 손에 든 그 검이?날 칠 만한 힘도 없지 않은가? 숨겨진 사마귀가 내 몸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왜냐하면 나는 사마귀 로랭이기 때문이다. 그게 내 혈통이다.』
『난 네 존재를 안다. 네 약한 부분이 어디 있는지는 알 필요가 없다. 너라는 존재 자체가 나약함이니까. 그것이 네 온몸을 덮고 있는 것이 보인다.
』
『꽤 용기있는 척 하는군.』
타시 누르부가 비웃는다.
매개자가 계속해서 바퀴를 돌린다. 그것은 그를 듣지 못할까? 그것은 오지않을까? 그것은 카일라스산에서 날아오지 않을까? 그것에게 자유를 주었을때, 그는 그렇게 명령했었다.
『경거망동은 그것으로 족하다.』
타시 누르부가 비웃는다.
『내 참을성에 한계가 왔다.』
리미가 한발짝 다가온다.
그것은 갑자기 다가온다. 매개자는 가까스로 검을 던질 뿐이다. 검은 리미의 어깨에 날아가 꽂힌다. 물론, 그도 안다. 그것은 타시 누르부가 한때 그렇게 막강한 힘을 주었던 바로 그 인간, 그 기업인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그의 현재 형태를 알아차리지 못한다. 격렬히 이를 부딪치는핑크빛 홀로그램 원숭이 플라즈마. 그것은 마치 연구하듯 검을 높이 들어본다. 리미의 목에 혈청을 보내줄 주사기를 알아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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