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월드컵"을 정보통신 발전 계기로

2002년 월드컵 한·일 공동개최를 앞두고 한국과 일본 기업간에 월드컵 특수를 잡기 위한 경쟁이 차츰 치열해지고 있다고 한다.

아직 구체적인 개막식이나 폐회식 등 경기일정과 개최지 등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지만 월드컵 유치가 두 나라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엄청나고 국가의 위상 제고에 크게 기여하기 때문에 두 나라 기업체간 경쟁은 날이 갈수록 뜨거워질 수밖에 없다.

월드컵은 단일 대회지만 올림픽을 능가할 정도로 세계인들의 관심이 높다. 지난 94년 미국에서 열린 월드컵 대회의 TV시청자는 연 3백20억명에 달해 92년 올림픽 TV시청자 2백60억명보다 60억명이 많았다. 더욱이 올림픽은 15일간 열리는 데 비해 월드컵은 한달간 계속되고 본 대회에 앞서 약 4년간 각지역에서 예선전을 처러 국가 이미지 홍보효과도 대단하다.

그러나 우리는 이번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는 많은 분야중 최첨단 멀티미디어와 정보통신장비들이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국내 업체와 정부는 월드컵 특수를 겨냥한 정보통신분야에서 상대방과의 경쟁에서 앞서도록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이미 정부가 중소기업 제품 판매촉진책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와 민간단체합동으로 일본에 조사단을 파견하는 등 나름대로 월드컵 특수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또 대그룹들도 전자산업과 관련한 각종 행사를 개최하는 한편 월드컵대회를 전자제품의 판매촉진 기회로 활용하기 위한 전략을 개발하고 있다.

오는 2002년이면 고선명TV가 보편화하고 방송 위성장비·통신망과 전송망·경기장 전광판·영상기기 분야 등 멀티미디어와 정보통신분야에서 대규모특수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전자제품 수요 증가에 따른 전자부품 수요발생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우리는 일본에 비해 기술수준이 뒤떨어지는 분야가 많은 게 사실이다. 정보통신·전자 분야에서 우리가 앞서는 분야보다는 적게는1∼2년 정도, 많게는 10년 이상 기술수준이 낙후돼 있는 분야가 상당수 된다.

국가경쟁력의 주요 지표로 간주하는 정보화 수준도 우리가 연평균 38%라는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지만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과는 아직도 상당한격차가 있다. 최근 한국전산원이 펴낸 국가정보화 백서에 따르면 한국의 94년 국가정보지수(90년 100기준)는 377로 미국의 12%, 일본의 28%, 싱가포르의 23%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이용지표는 일본이 우리보다 1.3배, 정보화지원 지표는 일본이 우리보다 3.1배, 그리고 정보설비지표는 일본이 우리보다 11.5배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점을 감안해 볼 때 앞으로 월드컵이 열리는 2002년까지 약 6년간 국내업체들은 고선명TV나 통신위성장비·방송중계장비 등 정보통신과 멀티미디어 분야의 기술개발과 제품 상품화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미 국내업체들이 참여중인 저궤도 위성통신사업과 지난 94년부터 추진중인 초고속 정보통신망 구축사업에도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만약 이같은 사업들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우리는 21세기 우리 경제의 틀을 새로 바꾸는 한편 정보사회를 앞당기는 획기적인 계기를 맞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 반대로 우리의 기술개발이 부진하고 제품 상품화에 실패한다면 우리는 어렵게 유치한 월드컵 특수라는 좋을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채 남을 위해 들러리를 서는 결과만을 가져 올 것이다.

기업체와 정부는 냉정하게 정보통신과 멀티미디어에 대한 분야별 기술수준과 제품상품화 실태를 점검해 구체적인 대응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우리는 국제적인 지위향상과 함께 경제적인 성장을 이룩하며정보화시대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월드컵을 정보통신 산업 발전의디딤돌이 되도록 정부와 기업체들의 노력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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