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의식의 교각 (202)

누군가가 기침을 한다. 고비를 붙잡고 있는 남자다. 그 사이 남자의 손이느슨해진 것이 느껴진다.

클라우디아가 올려다본다. 미세한 소리가 난다. 재채기일까? 다른 남자가비틀거린다. 그의 팔이 차쟁반을 탁자에서 밀어젖힌다. 위를 올려다보던 클라우디아의 얼굴이 굳더니 곧 고함을 친다.

『이봐!』

은으로 된 체인을 한 얼굴의 사나이가 열린 창문을 통해 들어온다. 정원으로 들어온 것이다.

공기가 들어간 플라스틱 셀이 붙은 오버코트를 두른 품이 우스꽝스럽다.

『내 것에 손대지 말라니까!』

기술자 한 사람의 몸을 밟고 넘어서며 그가 마음좋은 사람처럼 말한다.

『안녕하시오, 고비 씨.』

카를로스가 고비에게 말을 건다.

『저런, 이 자들이 선생을 온통 통나무로 만들었구먼. 당장 해결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는 클라우디아에게 고개를 끄덕해 보인다.

『내 부츠는 양해해줘요.』

도마뱀가죽 부츠를 가리키며 말한다.

『이 깔끔한 다다미를 이렇게 더럽히는 건 안됐지만, 워낙 화급을 다투는일이다 보니, 충분히 이해하시겠죠?』

시종 하라다는 쳐다도 보지 않는다.

『대체 뭘 원하는 거야?』

클라우디아가 앙칼진 목소리로 묻는다.

카를로스는 그녀에게 레이저총을 향하면서 경고한다.

『눈썹 하나라도 꼼짝하면 아시지? 건강에 별로 안좋을 수도 있거든.』그리고는 다시 총을 유키에게 겨눈다.

『아가씨도 마찬가지야. 그 타월 내려놓고. 그런데.』그는 유키에게 말하면서 고비에게 한쪽 눈을 찡긋한다.

『그 오시보린가 뭔가 친구한테 주는 게 어때?』

그는 총으로 클라우디아를 가리킨다.

유키가 머뭇거린다.

『어서!』

유키는 클라우디아에게 다가가더니, 울음을 터뜨린다.

『그래, 우리 예쁜 아가씨, 무슨 뜻인지 알아들었구만.』카를로스가 칭찬한다.

『이제 미스 카토한테 자기가 처방한 약맛을 한번 보여줘 봐요.』클라우디아는 체념한 듯한, 그러면서도 반항적인 얼굴을 하고 그대로 앉아있다.

『당신, 언젠가는 이 대가를 치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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