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그의 물음을 꽤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 같은 눈치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동안만 같이 놀 남자친구는 되고 싶지 않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석달, 뉴도쿄에서 석 달 하는 식으로 지속되는 만남이면 어떨까? 석 달씩이 안되면 태국이나 발리에서 휴가로 만날 수도있을 것이다. 아니면 둘을 만나게해준 여신의 절이 있는 인도에서 만나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어쨌든 그것이 꿈이라면 꿈이었다.
기미코는 콧등에 쓰라린 느낌을 받는다. 육체는 정신과 마찬가지로 스폰지같다. 기를 빨아들이고 나서 다시 내뿜을 때는 온 몸이 정화되는 것 같다.
"말해봐, 기미코. 보러가도 되느냐고?"
그녀는 고비를 내려다보면서 웃는다.
"그럴 수도 있겠죠?"
그녀가 균형을 잃고 쓰러져 가슴과 얼굴 그리고 눈이 그의 가슴에 닿을 때까지 그는 그녀의 엉덩이를 잡고 흔들거린다.
"알았어요. 와도 돼요."
그의 몸을 더듬으며 대답한다. 둘은 금세 다시 하나가 된다.
*"이 여자분을 아시나보죠?"
야즈가 나즈막히 묻는다. 미국인의 눈에 스치고 간 고통을 보았다. 잃어버린고통이 아닌 찾아낸 고통, 그것이 더 쓰라린 때도 있는 것이다.
"이 사진 언제 찍은 거죠?"
고비가 묻는다. 어쩌면 잘못 보았을 수도 있는 것이다. 아니면 옛날 사진이거나. 그렇다면 모두 말이 될 것이다.
잠시 생각하던 야즈가 입을 연다.
"올 초요? 이 사람들은 다 하라다 회장님의 개인 그룹 멤버였습니다. 프로그래머들이죠. 사토는 프로그래머들의 책임자였습니다. 저 여자는,"턱으로여자를 가리키며 고비의 표정을 살피더니 말을 잇는다.
"기미코상입니다."
"알고 있소."
"친구신가 보죠?"
"죽은 줄 알았소."
놀랄 법도 한데 최소한 내색은 안한다.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기미코상은 참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여자답고."
"지금 어디에 있죠?"
야즈가 인상을 찌푸린다.
"회장님하고 같이 있을 겁니다. 사토는 이 사진을 찍고 얼마 안돼 그만 두었습니다. 그 후 사토가 다른 회사에 암호를 파는 것을 알아냈죠. 곧 뉴도쿄에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하라다 회장은 해결책을 찾기 위해사람들을 데리고 안전한 곳으로 갔습니다. 제 생각에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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