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CD롬유통협회에 바란다

CD롬 타이틀 유통 및 개발사 모임인 "한국CD롬유통협회"가 최근 창립총회를 갖고 정식 발족됐다.

이번 "한국CD롬유통협회"설립은, 개화기를 맞은 CD롬 타이틀시장의 질서를 확립하고 소비자에 대한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구심체가필요하다는 시대적 요청에 따른 것으로 우리는 이해한다.

이 협회는 창립총회에서 회원사에 대한 교육사업, 상설 전시판매장 개설,관계당국에 대한 정책제시 및 중소기업 유통현대화, 자금유치 추진 등을 중점사업으로 정하고 건전한 멀티미디어 문화정착에 이바지하겠다고 약속했다.

협회는 이를 위해 "CD롬 타이틀 총람발행"과 "체계적인 자료정리"를 최우선 사업과제로 꼽아 유통질서상의 문제점을 점검해 하나씩 해결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협회가 제시한 이같은 사업추진 방향은 현재의 왜곡된 CD롬시장구조를 바로잡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단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올들어 CD롬 타이틀시장은 외국 전문유통업체들의 우리나라 진출이 본격화하고 있는데다 일부 컴퓨터 유통업체들이 타이틀 대여사업에 나서고 있고관련업체들의 난립으로 휴.폐업을 하는 곳이 적지 않는 등 전환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초만 해도 국내 CD롬 타이틀시장은 장밋빛으로 비쳐졌다. 업계는지난 94년부터 시작된 멀티미디어PC 열풍으로 작년 9월을 전후해 CD롬드라이브 보급이 1백만대를 넘어서면서 타이틀시장의 중심이 번들용에서 소프트웨어매장을 통해 판매되는 일반용으로 옮겨질 것으로 확신한 바 있다.

하지만 시장상황은 기대와는 정반대로 흘러, 지난 94년말 60%정도였던 번들제품의 시장점유율이 70~80%선에 육박하고 있다. PC제조업체가 번들용으로 채택한 타이틀도 5~6종에서 최근 10~30여종으로 늘어났고 멀티미디어키트판매업체들도 번들제품을 확대하고 있는 형편이다.

제작업체의 번들용 공급가격 또한 지난해말 최하 장당 3천원선에서 최근 1천원선으로까지 떨어졌다. 더욱이 값싸게 공급된 번들제품이 유통업체의 상술과 맞물려 일반 유통시장으로 빠져나와 가격질서를 흐트리고 있다.

첨단 멀티미디어 매체로 각광받던 CD롬 타이틀은 그동안 업계의 안이한자세로 고사위기에 몰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유통시장은 헤어날수 없을 만큼 왜곡, 침체되어 있다.

이에 따라 타이틀 개발업체의 투자의욕도 갈수록 위축돼 도산하거나 전업하는 업체가 늘어나고 있다. 결국 개발업체들은 내용이 빈약한 국산 타이틀을내놓을 수밖에 없고, 소비자들은 이를 외면하는 악순환의 상황이다.

앞으로 국내 CD롬 타이틀의 유통체질을 개선하지 않고는 CD롬 타이틀산업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또한 현재와 같은 비정상적인 유통구조를 바로잡지 않고서는 앞으로 등장할 대형 자본을 갖춘 외국업체들에 대응할 수없다.

유통업체뿐 아니라 소비자.국내 개발업자 모두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서는이제부터라도 CD롬 타이틀의 유통질서를 바로잡아야 할 때다.

국내 CD롬 타이틀산업이 발전하려면 유통구조의 왜곡현상을 없애야 한다는것이 개발업체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소비자들을 보호한다는 측면에서볼때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따라서 "CD롬유통협회"이 이같은 전환기적 상황을 극복하고 새로운 유통질서를 창출해야 하는 책무를 안고 출발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고하겠다.

비록 일부 유통 및 개발사들이 수익확보에만 급급한 나머지 계속 가격질서를깨트리는 상술을 고수한다고 해도 협회가 지속적으로 CD롬 타이틀시장의질서를 확립에 나선다면 분위기는 달라질 수 있다.

협회는 관련업계의 기대가 큰 만큼, 단순한 친목단체로 머물지 말고 소기의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유통구조 혁신에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 그렇지않을 경우 기대만큼이나 호된 질책이 가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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