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성PCB시장 "기지개"

다층기판(MLB)과 함께 차세대 PCB산업을 주도할 기대주로 꼽히면서도 그간발전이 정체돼온 국내 연성PCB(FPC)산업이 도약대에 올라섰다.

FPC는 90년대 들어 최소한 성장속도에서 만큼은 일반 경성(리지드)PCB계열의단면과 양면제품을 크게 앞지르면서 유망 품목으로 줄곧 PCB업계의 관심을끌어왔으며 최근에는 정보통신.군수장비.의료기기.자동차 등 다방면으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이미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선 FPC와 일반 경성PCB의 장점을 적절히 혼합한 리지드플렉시블 PCB가 군수용과 자동차용 등으로 신시장을 개척하면서고부가 응용제품으로의 FPC에 대한 가능성이 재평가되고 있는 반면,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전체 PCB산업에서 FPC가 차지하는 비중이 5%를 밑도는 유아기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내 FPC산업이 높은 성장가능성에도 불구, 이처럼 취약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가전.컴퓨터.통신 등 막강한 후원부문을 등에 업은 일반 PCB와달리, 원판 등 재료산업에서부터 주수요처인 세트산업에 이르기까지 전후방산업 모두가 낙후돼있기 때문이다. 또 중소 전문업체에 보다 어울리는 "손이많이 가는 품목"으로 분류되면서 대규모 자동화 투자에 의한 대량 생산체제로 승부를 걸고 있는 선발 PCB업체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는 것도주된 원인의 하나로 꼽힌다.

이에 따라 2백여 남짓한 국내 PCB업체중 FPC를 취급하는 업체는 손에 꼽을정도인데다 그나마도 영세기업이 대부분이고 어느정도 규모있는 업체는 세일물산.유원전자 등 극히 일부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제일합섬이 FPC원판 생산에 본격 착수하고 캠코더.HDD.

노트북PC 등에서 수요가 발생하는 등 국내 전후방산업이 차츰 자리를 잡아가고있으며 최근에는 FPC의 수출 물꼬도 서서히 트이는 등 상황이 크게 호전되고있다.

이에 따라 세일물산 등 중소 FPC 전문업체들을 중심으로 대형 설비투자가진행되고 있는가 하면 최근에는 일부 대기업들까지 시장을 노크하고 있어 FPC에 대한 기대가 현실화될 날이 머지않은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영풍그룹은계열사인 유원전자와 미국내 자회사인 플렉스링크사를 연계, FPC부문을 집중강화하고 있으며 태일정밀은 과거 유원의 핵심인물을 영입, 중국을 생산거점으로 FPC사업을 본격화하고 나섰다.

기존 PCB업체 중에서도 코리아써키트가 지난해 부진을 씻고 FPC부문을 주력사업중 하나로 선정, 올해 관련매출을 더욱 늘릴 계획이며 삼성전기와 대덕전자는 자동차시장을 겨냥한 리지드플렉시블 PCB로 FPC사업의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이중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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