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각광받는 영상만화산업

국내 만화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차원의 각종 지원책이 올해부터 본격 시행된다. 문화체육부는 최근 영상시대의 새로운 고부가가치 문화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만화산업 육성책을 확정、발표했다.

이번 문체부의 만화산업 육성책에는 "캐릭터 및 애니메이션 공모전"을 비롯해 "만화문화대상"의 시상、 각종 만화제작기금 지원、 만화우표 발행、 "만화문화연구법인 및 학회"의 설립、 방송사 및 업계와 정부관계자들로 구성된"영상만화발전협의체"창설 등 다양한 지원책이 포함돼 있다.

지금까지 만화는 "어린이들의 오락물"이라는 인식이 전부였으며 "불량 도서"나 "공부의 방해물"이라는 역기능적인 측면만 부각되어온 게 사실이다.

그러나 만화는 문학을 아이디어의 원천으로、 미술을 표현수단으로 삼아 고도의 창작능력을 요구하는 응용예술분야이다.

그뿐 아니라 만화산업은 그 자체가 막대한 경제효과를 지니고 있는데다 영상전자오락게임.캐릭터.팬시상품、 심지어는 광고.관광산업에까지 연계돼 있는、 파급효과가 엄청난 미래전략산업이다.

따라서 몇년전부터 많은 나라들이 국가차원에서 만화산업 육성을 꾀하고있다. 만화산업의 본고장인 미국과 일본은 제쳐두고 프랑스의 경우만 하더라도만화를 "제9의 예술"로 인식、 정부차원에서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

이번에 문체부가 우리나라가 세계 애니메이션제작 3위국이면서도 기획.창작력의 부족으로 알맹이를 미국이나 일본에 내주고 있는 현실을 절감해 만화산업을 국가전략적 문화산업으로 설정、 과감하고 적극적인 육성책을 내놓은것은 뒤늦은 감은 있으나 바람직한 방향타이다.

현재 우리의 출판만화의 문제점으로는 대본소 중심의 유통구조와 일본만화베끼기 풍조、 일류작가 위주의 시장형성 등이 지적되고 있다. 일본만화를앞뒤만 바꿔 그대로 복제해내고 한 작가가 수십명의 문하생들을 동원、 1년에 4백여권 이상을 그려내는 형편에서 제대로 된 작품이 나오기는 어렵다.

영상만화의 경우 단지 외국 만화영화업자들의 "그림공장" 정도로 인식돼있는 것도 문제다. 이같은 현상은 우리 만화산업이 전반적으로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외국 만화영화업자의 하청물량까지도 중국.필리핀 등 저임국가로 빠져나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하나의 캐릭터로 만화영화는 물론 팬시상품 테마파크까지 운영하는 외국과 달리、 개별화해온 출판과 영화를 종합화해내는 노력을 전혀하지 않았다.

그러나 국내 만화영화 제작이 제자리걸음을 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수준은 엄청나게 높아졌다. 본격적인 "만화세대"들이 성장하면서만화영화에 대한 소비욕구도 고급화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80년대부터 일본 유명작가들의 작품들이 비디오로 소개되면서 마니아로불릴 수 있는 극성 만화영화팬들까지 생겨났다. 또 최근 몇년사이 몰려온미국 디즈니월드의 만화영화도 국내 관객의 눈을 많이 높여 놓았다.

이에 따라 국내 만화영화계 일각에서는 최근들어 그동안의 정체에서 벗어나"무언가를 해보자"는 의욕이 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아마게돈" "홍길동" 등의 대형 극장용 만화영화가 컨소시엄 형태로 시도되고 있고 일부 메이저급 프로덕션에서는 독자적으로 대형 창작품을 만들려는 움직임도 보이고있다. 이와 함께 인재육성을 위한 각종 교육기관이 크게 늘고 있다. 앞으로우리 만화산업의 활로는 종합적인 기획력과 자본력의 결합에서 찾아야 한다.

물론 여기에는 정부의 과감한 정책적.법적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할것이다.

우리나라의 만화시장은 기본적인 기술력과 소프트웨어를 갖추고 있는 만큼거대양성자본이 만화산업에 유입되고 정부가 정책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면 머지않아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만화산업에대한 국민들의 부정적인 인식도 자연스럽게 바뀌어 나갈 것이다.

이번 정부의 육성책마련을 계기로 국내 만화산업이 미래 문화산업의 주역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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