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행망SW의 구매제도 개선

다행히 우리 정부의 디지털 TV방송이 올하반기 위성 SDTV에 이어 97년말 또는 98년초에 위성 HDTV, 98년에 유선 HDTV를 각각 실험방송할계획을 잡고 있을 뿐 아직까지 지상파 방송계획을 확정한 게 없어서 의견을조정할 수 있는 시간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한국HDTV표준방식연구협력 컨소시엄에선 올해말까지 HDTV 표준규격을 마련하겠다는 일정을잡아놓고 있어 참여업체들의 입장조율이 빨리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정부 주요기관의 행정전산망용 소프트웨어(SW)의 구매 및 보급절차를 현실에맞게 바꾸는 작업이 급진전되고 있다. 최근 정부 및 감리기관、 업계의 관계자들이 모여 지난 88년부터 시행해온 현행 행망용 SW 구매 및 보급절차가현실에 맞지 않아 SW산업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개선하자는 데 의견일치를 보았다는 보도다.

산업구조가 취약한 우리 SW산업의 발전차원에서는 물론 미래산업의 핵심이될 SW산업의 중요성 측면에서도 이같은 작업은 좀더 빨리 이뤄졌어야 했다는아쉬움은 남지만 그래도 여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니다.

이번의 개선보완 작업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행망용 SW의 구매가 실시된이래 9년 만에 이뤄졌다는 점은 차치하고라도 급변하는 컴퓨터 환경에 적극대처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 작업으로 국내 최대의 컴퓨터 사용집단인 정부 및 투자기관.교육기관 등 행망용 구매기관들의 SW에 대한 인식도 전환돼 SW산업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게 됐다.

컴퓨터 사용환경은 최근들어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도스에서 윈도3.1로、그리고 최근에는 윈도95로 사용환경이 바뀌고 있다. 그러나 현재 행망용 SW전체 구매품목 29종 가운데 윈도용은 단 1종에 불과한 실정이다. 또한 최근들어 PC통신.인터네트.클라이언트서버용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등컴퓨터의 활용분야가 확대되고 있으나 행망에서는 이 부분을 수용하지 못해문제점을 노출시켜온 것도 사실이다.

이번에 합의한 내용중 표준화 관련사항도 특기할 만하다. 한국전산원이 구체적인 기능이나 규격을 정의하지 않고 포괄적인 범위만 제시키로 했기 때문이다. 이는 정부가 업계 현실이나 기술발전추세를 고려하지 않고 행망용 SW의표준규격을 주도해온 데 따른 자성으로 보여 주목된다. 표준화는 정부가인위적으로 유도하기보다는 개발업체들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 얻어져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개선안은 일단 가닥을 잘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행망SW의 구매가격을 결정해온 조달청이 조달규모가 적다는 이유를 들어 SW를 정부조달품목에서 제외시키기로 한 것도 앞으로수요기관과 공급자간의 자유거래를 가능케 해 SW업계의 경영활성화에 크게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행망SW는 납품단가가 판매가격의 50%이하로 결정되는 게 거의 관례화되다시피 했다. 그러나 앞으로 정부조달품목에서 풀려나게 됨에 따라 SW의 가치를인정받을 수 있는 "제값받기" 움직임 확산에 일조할 전망이다.

하드웨어와 SW의 수요조사와 구매를 일괄 병행하는 방향으로 개선키로 한것도 SW산업계에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수요기관들은 행망PC와 SW에 대한 수요조사를 별개로 진행해왔고 구매도 별도로 이뤄져왔다. 이로 인해 불법복제와 무상기증이라는 좋지 않은 관행이 생긴 것도사실이다.

우리의 SW산업은 현재 일고 있는 정보화라는 큰 물결의 핵심인데도 불구하고그동안 정부로부터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했다. SW산업 육성책이 몇차례발표됐지만 거의 공약이나 다름없는 실정이었고 정부조차 구매시 SW의 가치를제대로 인정해주지 않은 게 저간의 사정이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PC에 알맞는 소프트웨어를 구매할 수 있어 수요기반 확대는물론 국가예산 절감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정부와 정부투자기관、 그리고 관련단체가 SW산업 육성에 걸림돌로작용해온 각종 현안을 해결하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는 것은 우리 SW산업의밝은 미래를 여는 단초로서 기대를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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