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비디오디스크(DVD) 통일규격이 확정돼 상품화경쟁이 본격화 하고 있다. 이미 보도된 대로 도시바-마쓰시타와 소니-필립스 양진영을 대표하는 9개 사는 지난 8일 DVD통일규격을 최종 확정 발표해 DVD대중화시대로 가는 첫 관문을 통과했다.
이에 따라 규격통일에 합의한 이들 9개사와 국내전자4사를 비롯한 국내외 전자업체들간에 DVD 상품화 경쟁은 물론 초기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된다.
양진영이 이번에 확정한 "디지털 버서타일 디스크" 통일규격은 0.6mm디스 크2장을 붙인 구조에 기억용량이 4.7기가바이트(GB) 제품을 기본으로 하고있다. 아직까지 세부내용이 밝혀지지 않아 정확히 대별해 볼 수는 없지만 대부분 도시바진영의 요구사양을 받아들인 것으로 분석된다. 음성기록방식의 경우소니가 제안한 소니 다이내믹 디지털 사운드(SDDS) 대신 도시바가 내세운 돌비사운드 AC-3"가 채택된 것만 봐도 도시바진영의 판정승을 읽을 수 있다.
이번 DVD 통일규격 제정은 이미 예고된 것이어서 국내업체들에게는 별로 새로울 게 없다. 다만 상품화 시기를 앞당겨 불투명한 시장전망을 한층 밝게해주는 데는 고무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들의 규격통일 배경에는 선진 그룹의 기술패권주의를 한층 강화시키려는 의도가 깔려 있어 국내업계에는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전자업계는 이미 규격통일 이전부터 DVD상품화를 추진해 오고 있어선진업체들과 거의 같은 시기인 내년에 제품을 내놓는 데는 별 무리가 없다.
이는이미 관련기술을 개발하거나 도입해 상품화를 서두른 터라 기술적으로 는 통일규격이 국내업체들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문제는 DVD의 상품화 시기가 아니라 가격경쟁력이다. 규격사양서가 작성돼 교환되는 내년 1월쯤에야 양진영의 라이선스 윤곽이 들러날 전망이어서 국내 업계로서는 특허로열티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들 양진영은 아직까지 특허문제에 관한 한 이렇다 할 언급을 하지 않고있어 향후 로열티문제가 어떻게 정리될지는 알 수 없으나 우리 업체들이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보여 이의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DVD는 기술진전 여하에 따라 AV제품은 물론 컴퓨터 기록장치까지 대체할 엄청난 시장성을 갖고 있어 2000년대에는 세계 전자시장을 이끌어갈 핵심품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도시바.소니를 비롯한 통일규격 제정에 참여한 9개사는 오는 2000년에 1천 2백억달러로 추산되는 DVD시장의 지배력을 행사할 게 뻔하다. 독자기술로 세계시장을 선점하는 데 따른 위험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책으로 DVD규격을 통일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DVD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관.산.학 공동으로 2000년까지 2단계로 나누어 DVD개발사업을 추진키로 한 것은 다소 늦은 감은있으나 다행한 일이다.
이번 DVD사업의 주요내용을 보면 영상기기연구조합 주관으로 정부지원 4백 80억원、 민간부담 7백20억원 등 총 1천2백억원을 투입해 광원.기록매체.시 스템.메커니즘 등 4개 핵심분야를 집중 개발한다는 것이다. 통산부가 추진하는 이번 DVD개발사업의 최종목표는 1백35분짜리 영화 2편을녹화재생할 수 있는 10GB급 제품의 개발인데、 여기에는 광원으로 4백30나노미터()급의 청색 레이저를 개발해 채용한다는 게 핵심이다.
이번 개발사업은 공동개발에 따른 기술의 하향평준화를 막기 위해 대학.출 연연.민간연구소의 경쟁체제를 도입한 게 특징이다. 여기에 종합전자 1사당 2개 대학연구소를 연계시키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DVD 통일규격 제정으로 선진국들의 기술패권주의에 희생양이 되는냐、 아니면 대등한 경쟁을 펼칠 수 있느냐는 갈림길에 서게 됐다. 따라서국내업체들은 선진국들의 기술패권주의를 돌파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개발대책을 마련하는한편 제품 경쟁력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로열티를 적정수준으로 끌어내리는데 협상력을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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