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재난의 시대 (60)

"로랭이네." 그 이름을 듣자 부르르 몸이 떨린다. 이 살아 있는 시체들이 한때 세계를 지배했던 어둠의 혼에 의해 살아나는 것은 누구나가 다 아는 사실이다. 옛 7대왕인 드리굼산포왕은 이 악신에 들려 정신병자가 되었다.

자신의 마을에만 하더라도 이런 일이 있었다. 어떤 부잣집에 관대하고 훌륭한 인품을 지녔던 가장이 죽었는데, 그 죽음을 슬퍼한 가족들이 장사지낼 시기를 놓치자 집 뒤의 작은 오두막에 시체를 보관했다. 그런 지 2주일 후 그의 아들은 오두막에서 나는 이상한 소리를 듣고 안을 훔쳐 보았다. 그러자 아버지의 시체가 천천히 움직이는 것이 보였고 아들은 당장 가까운 유목민들 의 거주지로 달려가 그 일을 알렸다.

그러나 그들이 오두막에 돌아왔을 때, 문은 이미 쪼개져 열려 있었다. 그리고 그 로랭은 혀를 내놓은 채 비틀거리며 그들 쪽으로 다가오면서 겁내지 말고 오라는 손짓을 했다.

유목민들은 그 앞에다 불상과 불경을 흔들어댔지만, 로랭은 끄떡도 않고계속해서 다가왔다. 사람들은 단검을 꺼내 로랭의 다리를 찔렀지만 아무 효과가 없었다. 그리고는 양쪽 팔을 다 잘랐는데도 혀를 내놓고 움직였다. 마침내 한 사람이 장검을 꺼내 머리를 잘랐을 때에야 로랭은 쓰러졌다.

사람들은 이제 그 괴물이 완전히 죽었다고 소년을 안심시킨 후 돌아갔다.

그런데그들이 돌아가자마자 로랭은 다시 일어나 앞으로 걸어왔다. 머리도 팔도 없이 칼자국 투성이인 몸을 이끌고 다가왔다.

그때 영리한 소년은 생각했다.

"이건 틀림없이 사마귀 로랭일 거야. 숨겨진 사마귀만 제대로 찌르면 쓰러질거야. 소년은 즉시 어머니에게로 달려가 아버지의 몸에 사마귀가 있는지, 그리고 어디에 있는지를 물었다. 잠시 생각하던 어머니는 남편의 왼쪽 어깨 바로 밑에 사마귀가 있다고 말해 주었다.

소년은 칼을 들고 조심해서 로랭의 뒤로 돌아갔다. 기회를 보다가 소년은 어머니가 일러준 대로 그 곳에 비수를 꽂았다. 순간 로랭은 경련을 일으키며 쓰러져 영원 속으로 사라졌다.

"그것은 이미 죽은 시체이기 때문에." 노승은 마치 그의 마음을 읽은 것처럼 젊은 기사에게 설명하기 시작한다.

"로랭을 죽일 수는 없네. 넘어지게 할 뿐이지." 노인은 계속한다.

"기억하게. 로랭에도 여러 종류가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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