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에도 예외없이 전력수급으로 인한 한차례 진통이 불가피 할 전망이다.
이미지난달 20일과 21일에 2천5백7만9천㎞와 2천5백29만5천㎞의 최대전력수요를 기록하여 전력공급 예비율이 8%로 떨어졌다는 보도다.
올여름 최대전력수요는 당초 예상을 웃돌아 3천만㎞에 달하리라는 통상산업 부의 최근 발표자료는 전력수급에 대한 심각성을 말해 주고 있다.
이에따라 통산부가 현재 3천55만㎞수준인 전력설비용량을 여름철 전력성수기 에 맞추기 위해 분당복합화력、 태안화력、 경인화력등 1백26만㎞의 발전소 를 앞당겨 가동키로 했다는 소식이다.
지난해의 경우 여름철 이상고온으로 최대전력수요가 2천6백69만6천㎞、 전력 공급 예비율이 2.8%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제한송전의 위기를 맞은바 있다.
전력공급 예비율은 최대전력공급능력에서 최대전력을 뺀 수치를 공급능력으로 나눈 것(%)으로 통상 2자리수를 유지하는 것이 적정수준으로 평가된다.
독일의 경우 전력공급 예비율이 한자리수로 낮아지면 담당공무원이 사퇴해야 하며 미국은 즉각적인 종합대책반을 구성하는등 비상운영체제에 돌입한다.
실제로 지난 89년 전유럽에 몰아닥친 극심한 더위로 독일의 전력공급 예비율 이 8%대로 떨어지자 예상을 잘못한 책임을 물어 전력담당국장을 해임하는 조치를 취한 바 있다.
그만큼 한자리수의 전력공급 예비율은 정상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8%대가 아니라 2%대로 낮아져도 누구하나 책임지는 일이 없이 넘어가는 우리의 실정과는 너무도 큰 차이가 있다.
전력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두말할 것도 없이 여유있는 전력개발과 절전 의 두가지다.
여름철 전력난은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관리가 전제될 경우 극복할 수 있다는것이 공통된 견해다. 러시아워의 교통혼잡을 체계적인 교통시스템 운영으로 얼마간 덜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정보통신산업이 핵심산업으로 부상하고 자동화가 산업현장의 일반적인 추세 가 되고있는 마당에 제한송전이나 정전과 같은 사태를 염려해야 한다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
전력난에 대한 대책이 국민에게 절전을 호소하는선에 머물고 있는 현실에서 전력예비율이 2、 3%대로 떨어진 선례는 위기의식의 결여로 봐야할 것이다.
정부가 전력대책의 일환으로 전기료 인상을 내세우고 있으나 소비성 전력사 용 억제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산업용 전기료의 인상은 원가에 부담이 되어경쟁력약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정부는 선진국을 중심으로한 세계각국이 에너지를 국가적 비용으로 인식해 제품에 대한 절전규제를 강화하는등 전력난에 대해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하여 시행하는 점을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이다.
EU는 금년 1월부터 전기제품에 대해 유럽규격을 적용하면서 에너지소비효율을 7등급으로 구분하여 절전제품의 판매확대를 꾀하고 있으며 그동안 우리와 같은 소비전력측정방법을 채택해 온 일본은 하반기부터 국제표준화기구의 기준을 적용키로 함에 따라 30%정도의 절전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또한 미국과 일본은 전원만 연결된 상태에서 소비전력이 30W이하인 PC에 대해서는 에너지절약마크를 붙여 국제적으로 절전제품임을 입증하는 것을 포함 한 국제 에너지절약 통일기준을 마련、 오는 10월부터 시행할 예정으로 있다. 이같은 각국의 절전대책은 우리의 수출과도 직결되는 사안이므로 이에 대응하는 방안이 도출되고 시행되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기다.
다각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선진국의 절전정책은 전력수급안정에 초점을 맞춰무리하게 추진되는 우리의 입장과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음을 느끼게 한다.
해마다 반복되는 전력수급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대책이 수립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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