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자유무역도시 (33)

만회는 아내의 가슴에 얼굴을 묻으며 고향을 느꼈다. 아득한 원시의 숲. 수유를 하는 아내의 가슴은 보통때보다 풍만해져 있었다. 장난삼아 유방을 누르자 하얀 진액이 흘러나왔다.

"모유를 먹이면 귀찮지는 않겠다." "그대신 애한테 젖을 먹일 때마다 청결하게 해줘야 해요. 사랑이는 우유를 잘 먹던데, 지영이는 우유를 안먹고 모유를 좋아해요. 칭얼거리다가도 젖만먹이면 금세 잠들고." "이야, 그거 잘됐다. 나도 피곤하고 어리마리한데, 모유먹고 자야지."만회는 짓궂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가슴을 파고 들었다. 예랑은 간지러워하며 그를 떼밀었지만, 그녀를 파고드는 그의 완력을 떨구지 못했다. 그녀는남편의등을 두손으로 두들겨 주었다.

"아휴, 날마다 애들 치닥거리하느라고 정신 못차리는데, 남편마저 애 노릇하겠다면 어떻게 해요?" "가만 있어." 그는 졸린 듯 눈을 감은 채 예랑의 몸을 더듬었다. 아내의 몸에서는 장미꽃 내음이 났다. 아내의 향기, 그는 지친 심신을 그녀로부터 위로받았다. 미친듯이 달려들었건만, 기운이 달리는 만회는 아내를 어루만져줄 뿐이었다. 예랑은 남편이 출장지에서 사람고생을 많이 하고 왔음을 느꼈다. 그가 쏟고자했던 정열만큼, 그곳 사람들이 따라주지 못한 것이 분명했다. 오랜만에 그녀가 뱃사공이 되어 노를 저어갔다. 만회는 아득한 원시의 숲에서 황홀한 멀미 를 느끼며 배회하다가, 나른한 포만감에 젖어 포구에 정착했다.

만회는 돌아누워 엎드리며 중얼거렸다.

"처녀적 씩씩하게 일하던 당신 모습이 그리워." "당신 곁에는 항상 내가 있으니까, 힘내요 응?" 그러자 갑자기 만회는 두 손을 내밀어 벌렁 드러누으며 엄살을 부렸다.

"오늘밤 난 더이상 힘을 낼 수가 없어요. 오, 살려줘요!"만회는 예랑의 침대에서 떨어져 누워, 양 발을 허공에 치켜올렸다. 자전거타는 발 운동을 하는 남편의 익살에 예랑은 웃음을 참느라 그의 가슴에 입술을가져다 댔다. 넉넉한 그의 가슴에 오랜만에 안식을 찾은 그녀도 곧 잠에 곯아떨어졌다. 집안 일은 해도해도 생색나는 일없이, 주부를 파김치로 만드는 직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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