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시간차를 극복하자

영국의 제임스 와트가 난로 위에 얹어 놓은 주전자의 물이 끓을 때 주전자의 뚜껑이 딸그락거리는 것을 관찰해 증기기관의 원리를 발견한 것이 1765년이 다. 이 작은 발견은 그 때까지 바람과 물의 낙차밖에 이용할 줄 몰랐던 인류 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그로부터 5년 후인 1770년, 카트 라이트가 이 원리를 이용하여 방적기를 발명하였고 이로써 산업혁명은 시작되었다. 영국을 중심으로 일어난 이 산업 화의 물결은 미국과 프랑스 독일을 비롯한 대서양 연안 국가들로 확산되었고 아직도 농경사회에 머물러 있던 지구상의 다른 국가들과 국력의 차이를 보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1백년간의 산업화를 진행한 후 그들은 군함을 앞세우고 아시아로 몰려왔다.

이들을 길목에서 맞이한 나라가 일본. 1858년 일본은 구미 5개국과 통상조약 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산업화작업을 추진한다. 1868년 명치유신을 단행한 일본은 더욱 박차를 가해 부국강병을 꾀한 후 돌아서서 아시아대륙으로 향했다. 1894년의 청일전쟁, 1904년의 노일전쟁이 그것이다.

이 시점에서 역사를 되돌아 보면 우리나라는 산업사회로의 출발에 있어서 구미제국보다 1백50년, 일본보다는 50년 뒤진 상태에 있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1900년대 1백년간을 수난속으로 몰아넣었다. 1910년의 국치, 36년간의 일제강점 분단된 광복, 그로 인한 6.25전쟁, 다시 냉전의 시대, 그리고 아직도 분단된 채 우리는 북쪽의 핵 문제를 안고 있다.

다시 정보화사회가 다가오고 있다. 산업사회에서 정보화사회로의 이전, 21세 기를 향한 사회이동이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는 시간차가 없는가. 여기서 시간차를 극복하지 못하면 21세기가 또 어렵게 됨을 의미하는 것이 된다. 정보화사회의 우열은 컴퓨터와 통신 그리고 그 망을 타고 주고받는 정보 의 질에 의하여 결정될 것이다.

우선 통신부문을 보자. 영국의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이 자석식 전화기를 발명한 것이 1876년이고, 바로 그 다음해인 1877년 미국에서 벨 전화회사가 설립되고 8년 후인 1885년에 AT&T가 설립되었다. 미국은 지금으로부터 이미 1백20년전에 교환기와 전화선과 전화기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다. 우리가 이 기본통신문제를 해결한 것은 1982년 한국통신이 설립되고, 한국형 교환기 인 TDX를 개발한 이후로 보아야 할 것이다. 출발에서 약 1백년간의 시차 가 있음을 우리는 주시할 필요가 있다.

다음 컴퓨터와 그 운용체계에 있어서도 커다란 시간차가 있다. 1세대 ENI AC 4, 2세대 IBM 701-9, 3세대 CDC6600을 거쳐 제4세대라는 IBM3 60시리즈가 나타난 것이 1970년대다. 그후 컴퓨터는 발전을 거듭해 위로는M PP 아래로는 PC로 분화되고 그 운용은 개방체제로 급격히 발전하고 있다. 이제 컴퓨터의 활용은 개인은 물론 기업과 나라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위치에 이르렀다.

그러나 우리는 지난 10년간 대약진을 거듭해 통신부문에서 TDX의 개량, 페이징 시스템의 1백% 국산화, 전송장비와 광케이블의 생산, 그리고 최근에이르러 CDMA라는 최첨단 이동통신 시스템을 개발함으로써 선진국과의 시 간차를 어느 정도 극복하였고, 컴퓨터 부문에 있어서도 PC와 타이컴으로 충분히 외국산 기종과의 경쟁을 시도하고 있다. 더욱 희망적인 것은 컴퓨터 의 핵심부품인 메모리와 디스플레이에 있어서 세계 제일의 생산을 자랑하고 있으며, HDD FDD 프린터 등의 기본품목을 양산함으로써 국제경쟁력의 발판을 마련하였다.

이제 응용SW의 개발과 정보인프라의 구축을 위한 정보기술의 선진화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사람의 정성과 땀만으로는 우리가 안고 있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가 불가능한 시대를 살고 있다. 21세기는 그것이 국력을 좌우할 것이다.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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