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슈퍼컴의 향후 과제

기가 플롭스(G FLOPS)급의 연산처리능력을 갖는 슈퍼컴퓨터가 국내 연구진에의해 개발됐다는 소식이다. 컴퓨터분야에서 세계수준과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는 우리나라가 컴퓨터중의 컴퓨터인 슈퍼컴을 개발했다는 것은 놀라운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슈퍼컴퓨터는 첨단기술을 이용、 인간의 능력으로는 수행하기 힘든 엄청나게복잡한 계산을 초고속으로 실행할 수 있으며 실험하기 곤란한 상황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알아볼 수 있도록 하는등 놀라운 성능을 갖고 있어 산업경쟁력 향상에 기여함은 물론이고 의학.천문학.기상학.군사학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같은 점 때문에 최근들어 우리나라 연구 단체는 물론 산업계에서도 첨단 슈퍼컴퓨터의 도입、 활용에 박차를 가하고있다. 슈퍼컴은 시스템버스방식과 하이퍼큐브방식 두 종류로 대별된다. 시스템버스 방식은 재래식 슈퍼컴으로 애초부터 용량이 결정돼있어 확장이 불가능하다.

반면하이퍼큐브방식은 CPU를 병렬로 무한대까지 연결할 수 있어 처리용량을 거의 무한대까지 확장시킬 수 있는 신기술이다.

이번 한국과학기술원이 개발한 슈퍼컴은 하이퍼큐브방식의 제품이라는 발표 이다. 그러나 이 슈퍼컴이 실제로 슈퍼컴의 기능과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여부는 아직 점검과정이 남아있는 것 같다.

지난 89년과 90년 한국과학기술원 소속의 김모교수팀이 이번 하이퍼큐브방식 의 고성능컴퓨터 "KAICUBE1" "2"를 개발, 슈퍼컴의 기능이 있는 것으로 발표 한 바 있으나 당시 관계당국에서는 이를 슈퍼컴으로 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던 일이 있어 이번 개발발표도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한국과학기술원 박규호교수팀의 발표에 따르면 이번 개발한 "셈틀한빛 1호" 는 전신인 "KAICUBE-860"(93년 개발)이 8개의 CPU를 채용, 6백40M FLOPS의 성능을 구현했던 데 비해 "셈틀"은 32개의 CPU를 도입、 2.56G FLOPS의 성능 을 실현했다고 한다. 종전보다 4배정도 성능을 향상시킨 셈이다. 슈퍼컴 기준이 1G FLOPS인 점에 비추어 볼때 슈퍼컴의 범주에 포함된다는 주장이다.

연구진은 대표적인 사례로 초음속 항공기유체해석프로그램을 "셈틀"에 수행 시켜 슈퍼컴퓨터인 CRAY Y-MP와 비교한 결과 근접하는 내용을 얻었으며 구입 비용에서도 CRAY의 가격은 3천만달러이상이 소요되지만 "셈틀"은 약3억원에불과하다는 설명으로 이번 "셈틀"은 실용화가 가능한 슈퍼컴퓨터라는 내용이다. 우리 연구진의 개가에도 불구하고 실용화에는 몇가지 문제점이 지적된다. 현재 하이퍼큐브방식에 의한 하드웨어 제작기술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이미 상당히 보편화돼 있다. 미오라클의 자회사인 n큐브사는 지난 94년 이미 8천1 백92개의 CPU를 지닌 "n큐브2"를 상품화했고 올해중 6만5천개의 CPU를 지닌 신제품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현재 우리연구진이 개발한 제품과는 엄청난 기술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와같이 상당한 기술격차를 보이고 있는 제품이라는 점외에도 기술수준이 비슷한 제품과 비교한다고 해도 "셈틀"의 상용화에는 가격에 문제가 있다.

일본후지쯔사가 작년 7월에 발표한 저가형 병렬처리슈퍼컴퓨터 "AP1000C"와 이번 "셈틀"을 비교해보면 후지쯔 제품은 4개에서 64개의 CPU를 탑재해 최소2백M FLOPS에서 최대 3.2G FLOPS의 성능을 구현하면서도 가격은 1천만엔대를 실현했다고 한다. 동일한 응용프로그램을 비교할 수 없어 절대적인 평가를 내릴 수는 없지만 "셈틀"보다 가격면에서 경쟁력이 높은 것만은 사실이다.

또 하이퍼큐브방식의 제품은 프로그램을 확보한다는 측면도 성능구현 못지않게 중요하다. 현재 세계시장에서 재래식기술인 시스템버스방식이 아직도 주류를 이루는 원인이 다양한 응용소프트웨어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스템 버스방식보다도 우수한 기술을 자랑하는 하이퍼큐브방식이 상용화되려면응용프로그램의 개발이 반드시 뒤따라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과학기술원의 슈퍼컴 개발은 제품 자체보다 슈퍼컴 개발방식의 구현이라는 데 중요성이 강조된다. 이번 개발을 당장 상용화하기는 어렵지만 슈퍼컴시장의 새로운 흐름인 하이퍼규브방식에 어느 정도 대응할 수 있는 기초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이 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우리기술로 기가급으로 넘어가는 또 하이퍼큐브방식인 고성능컴퓨터를 개발 했다는 점은 높게 평가된다. 이제부터 시스템의 범용성 확보와 OS의 안정화그리고 응용프로그램의 개발등에 역점을 둬 우리의 컴퓨터산업이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도록 더욱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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