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공장자동화(FA)업체들이 국내업체와 손잡기 위해 앞다퉈 몰려들고 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콧대를 높이던 유럽업체들이 이제는 우리업체들의 환심 을 사려고 애쓰는 모습이다.
특히유럽 FA.기계업체들은 CNC(컴퓨터수치제어)공작기계류를 비롯해 산업용로봇.라인 자동화장비.계측기 등 주요 첨단분야에서 기술협력 내지는 합작을 제의해 오고 있어 국내업체들의 달라진 위상을 실감케 하고 있다. 그것도 개별업체 차원이 아닌 집단성을 띠고 있어 일본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국내FA.기계산업의 구조적인 편향성을 바로 잡는데 촉매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같은한. EU간 협력분위기 조성은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우선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독일의15개 FA전문업체들이 결성한 "FA연합"은 한국업체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회원사들의 특색에 맞는 다양한 홍보활동을 펴고 있다. 이들중 일부 업체는 기술제휴를 미끼로, 다른 업체는 합작을 내세워 각각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다.
유럽공작기계연합회(CECIMO)가 지난 18일에 끝난 94SIMTOS(국제공작기계전) 에 대규모 업체들을 이끌고 참가한 것도 유럽업체의 기술적 우위를 내세워파트너십을 강조하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CECIMO의 스트레파 라바회장이 거물급 인사들과 함께 유럽업체들을 직접 지원하고 나선 것은 그만큼 한.EU간 협력이 절실하다는 반증이다.
국내FA산업은 날이 갈수록 달라지고 있다. 시장이 커지고 있고 기술도 발전 하고 있다. 여기에 동남아권역의 시장은 변화의 파도를 타며 웅대한 모습을서서히 드러내놓고 있다.
스트레파라바회장의설명처럼 유럽업체들이 한국에 진출하는 1차적인 목표는 분명 자동차.조선분야를 중심으로 거듭나는 국내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같은 빈약한 반대급부로는 유럽업체들의 양이 안차는게 사실이다. 거대한 잠재력을 갖고 있는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시장을 뚫는게 더 큰 목적이다.
중국은선진국들의 FA관련기술과 장비를 필요로 하고 있다. 이는 중국정부가 최근 공작기계 관세율을 40%에서 20%로 낮춰 외국업체들의 진출 길을 터주 고 있는 것만 봐도 쉽게 짐작이 간다.
유럽업체들이이같은 중국정부의 전략을 모를 턱이 없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지리적으로 가깝고 문화적인 이질감도 별로 없는 한국업체를 동반자로 선택하는 것이 안성맞춤이라는 계산이다. 즉 중국시장공략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해보자는 의도다.
물론중국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것은 우리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중국에 단독 진출하기에는 우리도 그렇지만 유럽업체들도 많은 모험이 뒤따른다. 그러나 서로 의기가 투합돼 양동작전을 구사하면 독자진출 때보다는 훨씬 나은 결과를 찾을 수 있다.
한.EU협력진전여하에따라서는 30년 가까이 강점당해온 대일굴레에서 벗어날수 있는 호기가 될 수도 있다. 현재와 같은 대일의존적 산업구조로는 기술자 립은 하대명년이다. 일본으로부터 기술이전을 기대하는 것은 나무에 올라가고기를 잡으려는 격이나 다름없다.
유럽업체들과의협력체제구축은 우리산업의 자립기반확보는 물론이고 거대시장진출도 용이하다는 점에서 일거양득이 아닐 수 없다.
우리업체들은주가가 크게 높아졌을 때 유럽업체들로부터 뭔가를 얻어 내야한다. 특히 저들이 보유한 시스팀엔지니어링.FA소프트웨어.로봇.공작기계 등으로 이어지는 첨단 고난도 기술을 끌어내는게 중요하다.
양측의협력작업은 아직까지 움직임만 보일 뿐 구체적인 계약관계로 연결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인 협력관계가 맺어질 경우 양측 모두에게 엄청난 승수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는우리쪽에서 화답할 차례다. 유럽업체들이 필요로 할 때 그들의 손을 잡아줘 우리의 입지를 강화해야 한다. 어차피 국제거래는 상보관계지만 그래도 일본업체보다는 유럽업체들과 협력하는게 훨씬 낫다. 유럽 업체들이 우리에게 줄게 많기 때문이다.
우리의기술력을 키우면서 해외에도 동반진출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한.EU업계 의 협력관계가 진전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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