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IST, 배터리 없이 스스로 빛나는 소프트로봇 개발…고신축성 '기계발광 섬유' 적용한 무전원 소프트로봇 구현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총장 이건우)은 정순문 공학전문대학원 첨단기술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별도의 배터리나 복잡한 전자 회로 없이, 로봇이 움직일 때마다 직관적인 빛을 내 그 궤적을 보여주는 새로운 소프트로봇 감지 기술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고무나 실리콘처럼 유연한 소재로 만들어진 '소프트로봇'은 문어 다리나 사람의 근육처럼 부드럽게 움직여 의료기기나 재난 구조 등 차세대 로봇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이 로봇의 미세한 움직임을 파악하려면 딱딱한 전자 센서와 전선을 덕지덕지 붙여야 했고, 이는 로봇 본연의 유연함을 크게 방해하는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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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정문순 DGIST 교수, 이민석 석사과정생, 송성규 전임연구원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부의 물리적인 힘(늘어남, 구부러짐, 압력 등)을 받으면 물질 스스로 빛을 뿜어내는 '기계발광' 현상에 주목했다. 발광 입자(황화아연)와 유연한 고분자 소재를 섞어 탄성 있는 실리콘 튜브 안에 채워 넣는 방식으로 얇고 질긴 '튜브형 기계발광 섬유'를 새롭게 고안한 것이다.

이렇게 개발된 특수 섬유는 자기 길이의 2배(200%) 이상 늘어나도 끄떡없으며, 1000회 이상 반복해서 당기고 놔도 초기 발광 성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우수한 내구성을 보였다.

특히 연구팀이 이 섬유를 소프트로봇의 겉면에 그물망처럼 씌워 구동시킨 결과, 로봇이 움직일 때마다 형태가 변형되는 부위에서 즉각적으로 초록색 빛이 뿜어져 나왔다. 전기를 꽂거나 센서를 달지 않아도 로봇의 굽힘과 팽창을 눈으로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무전원 광학 센서'를 구현해 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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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박한 자연환경에서도 움직임에 따라 빛을 내는 소프트로봇의 개념도 'Small Structures' 2026년 10월호 표지(Front Cover) 이미지)

이번 연구성과는 인체 내부에 삽입되는 체내 의료용 인공 근육이나 수술용 로봇, 피부에 직접 밀착되는 차세대 웨어러블 기기, 전자기파의 간섭이 심한 우주 환경, 작은 전기 스파크조차 치명적인 가스누출구역, 미세한 균열이나 진동을 감지하는 시설물 모니터링에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순문 교수는 “소프트로봇의 유연한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외부 전원 없이 변형 상태를 즉각 파악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길을 열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발광 성능과 내구성을 더욱 높여 웨어러블 기기, 인공피부 등 인간과 로봇이 상호작용하는 다양한 차세대 유연 전자소자로 적용 범위를 넓혀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개인기초연구사업, 그리고 DGIST 기관고유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DGIST 융합전공 이민석 석사과정생과 에너지환경연구부 송성규 전임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나노과학 및 첨단 소재 분야 국제 저명 학술지인 '스몰 스트럭쳐스(Small Structures)'에 10월 표지 논문(Front Cover)으로 게재됐다.


대구=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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