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방한 기간 삼성과 SK 최고 경영진을 잇달아 만났다. 두 그룹은 오픈AI의 초대형 AI 인프라 사업 '스타게이트'에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하는 핵심 파트너다.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경쟁 속에서 국내 메모리 양강과 오픈AI의 협력이 한층 밀착하는 모양새다.
삼성은 지난달 31일 경기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올트먼 CEO 초청 사장단 간담회를 열었다. 전자·금융·바이오 등 관계사 사장단 50여명이 참석했다. 주제는 'AI가 바꿀 다음 10년, 기업의 선택'이다. 참석자들은 AI 기술 발전 방향과 새로 열릴 시장·사업 기회를 점검했다. AI가 기업 의사결정과 조직 운영에 미칠 영향, 경영진이 갖춰야 할 역량도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삼성은 이번 간담회를 그룹 차원 'AI 대전환(AX)' 추진 일환으로 마련했다. AI 시대 경쟁력이 경영진 판단력과 실행력에서 나온다는 판단에서다. 사장단은 간담회에 앞서 생성형 AI 실습 교육을 받고, 흩어진 경영 자료를 AI로 정리해 각자의 '지식저장소'를 만들었다.
지난 6월 첫 AI 집중교육 이후 4개월 만이다. 삼성은 임원 약 2300명에 이어 일반 직원까지 대상을 넓혀 2027년 2월까지 전 임직원 AI 교육을 마칠 계획이다. 관계사별 AI 전담조직도 꾸려 사업 특성에 맞는 AX 전략을 수립하고 데이터·AI 모델 운영을 지원한다. 'AI 드리븐' 경영 체계를 그룹 전반에 정착시킨다는 전략이다.

같은 날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서울 모처에서 올트먼 CEO와 오찬을 함께했다.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 주요 임원들도 배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 논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재계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과 AI 데이터센터 구축 등 기존 협력 사업이 중심이었을 것으로 본다.
두 그룹은 지난해 10월 나란히 오픈AI와 손잡았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협력 의향서(LOI)를 맺고 스타게이트용 메모리 공급을 추진해 왔다. 협력은 관계사로도 뻗었다. 삼성SDS는 AI 데이터센터와 기업용 AI 서비스에서, 삼성물산·삼성중공업은 해상 부유식 데이터센터 공동 개발에서 오픈AI와 협력한다. 반도체부터 IT서비스, 건설·조선까지 그룹 사업 전반이 오픈AI와 맞물린 셈이다.
SK는 메모리 공급 LOI와 서남권 AI 데이터센터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스타게이트 핵심 파트너로 합류했다.
SK하이닉스는 D램 웨이퍼 기준 월 최대 90만장 규모 HBM 공급 요청에 대응할 생산 체제를 갖추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SK텔레콤은 오픈AI와 서남권에 AI 데이터센터를 공동 구축하고, 기업·소비자 대상 AI 활용 사례 발굴과 차세대 데이터센터 기술 개발에도 협력한다.
AI 인프라 투자가 확대될수록 메모리를 공급하는 삼성·SK와 오픈AI 상호 의존도는 더 커질 전망이다.
총수 차원 교류도 꾸준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올해 7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픈AI 본사를 찾았다. 최 회장도 같은 달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AI 서밋'에서 올트먼 CEO와 AI 인프라 장기 협력 방향을 논의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