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성 다한증 원인 단서 찾았다…바르는 치료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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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AI 이미지.

'땀 많은 체질' 정도로 여겨지던 다한증이 특정 유전자 변이와 신경 신호 이상에서 비롯된 질환이라는 학술적 근거가 쌓이고 있다. 질환 원인 기전이 구체화면서 발한 신경 신호를 직접 차단하는 새 처방 치료법도 부상하고 있다.

15일 학계에 따르면 미국 존스홉킨스 의대와 벨기에 브뤼셀자유대(VUB) 등 국제 공동 연구팀은 대물림되는 가족성 다한증과 '신경세포의 전기 신호 전달에 관여하는 나트륨 통로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SCN10A)' 변이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최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했다.

연구팀이 여러 세대에 걸쳐 다한증이 나타난 32개 가족을 분석한 결과 SCN10A 유전자 변이가 나타난 비율은 다한증 환자에서 18.8%로 일반인(6.8%)보다 높았다. 이 유전자는 땀샘에 땀 분비 신호를 전달하는 신경 기능과 관련됐다. 신경세포 나트륨 통로를 만드는 이 유전자에 변이가 생기면 땀 분비를 자극하는 신경 신호가 커진다.

국내 연구에서도 가족력이 뚜렷하게 확인됐다. 아주대병원 다한증센터를 찾은 원발성 다한증(다른 질환 없이 생기는 다한증) 환자 255명을 분석한 연구에서 환자 34.1%가 부모나 형제 등 가족 중 다한증 환자가 있다고 답했다. 가족력이 있는 환자는 평균 13.2세에 증상이 시작돼 가족력이 없는 환자(16.0세)보다 발병 시기가 3년 가량 빨랐다.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은 계절이나 날씨보다 심리적 요인이 컸다. 아주대병원 연구에서 환자들이 꼽은 주요 증상 악화 요인은 불안 또는 스트레스가 95.2%로 가장 높았다. 대인관계(77.0%)가 뒤를 이었다. 반면 더위(52.4%)와 여름철(50.8%)은 절반 수준이었다. 면접·발표·시험처럼 긴장 상황은 계절을 가리지 않기 때문이다.

일상생활 부담도 컸다. 아주대병원 연구에서 환자의 87.9%는 땀 때문에 일상생활에 항상 방해를 받는다고 답했다. 2016년 피부과 외래 환자 2017명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다한증 환자의 불안 유병률이 21.3%, 우울 유병률이 27.2%로 나타나 다한증이 없는 환자(각각 7.5%, 9.7%)의 3배에 가까웠다.

다한증은 증상 부위와 정도에 따라 외용제·보툴리눔 톡신 주사·이온영동 치료·교감신경 절제술 등을 고려할 수 있다. 최근에는 기존 시술이나 전신약 중심 치료 환경에 바르는 처방 치료라는 새 선택지가 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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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크락겔 발한 억제 작용기전 이미지.

대표적으로 동화약품이 올해 1월 국내 출시한 '에크락겔'이 있다. 제품은 원발성 겨드랑이 다한증 전문의약품이다. 국내에 출시된 첫 관련 외용제 제품이다. 에크락겔은 발한을 유도하는 신경 전달 과정에 작용한다. 땀 배출을 물리적으로 막는 기존 일반 외용제와 기전이 다르다.

우리 몸에서는 교감신경 말단에서 분비되는 아세틸콜린이 땀샘의 무스카린 수용체를 자극하면서 땀 분비 신호가 전달된다. 하루 한 번 바르는 젤 제형인 에크락겔의 주성분 소프피로니움 브롬화물은 이 무스카린 수용체에 결합해 아세틸콜린 작용을 차단하고 땀샘 전달 신호를 억제한다.

여타 시술 대비 부담이 적다는 장점에 힘입어 출시 9개월 만에 전국 46개 종합병원에 도입되며 처방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다한증은 불안·우울 유병률도 높게 나타나는 치료 대상 질환”이라며 “일상에서 불편을 겪는다면 증상에 맞는 처방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임중권 기자 lim918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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