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아이비리그 명문 코넬대학교에서 발생한 집단 성폭행 의혹과 관련해 현지 검찰이 수사를 재개했다. 피소된 남학생 7명 가운데는 한국인 1명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매슈 밴 하우튼 뉴욕주 톰킨스카운티 지방검사장은 해당 사건을 대배심에 넘겨 7명의 사교클럽 회원들에 대한 형사 기소 여부를 판단받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건은 2024년 코넬대 남학생 사교클럽 '카이 파이(Chi Phi)' 건물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은 최근 뉴욕주 대법원에 코넬대와 학교 관계자, 카이 파이 사교클럽, 당시 회원 7명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서 피해 여성은 당시 사교클럽 건물에서 케타민을 강제로 투여받은 뒤 남학생 7명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한국인 학생 1명을 포함해 피소된 학생들의 신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코넬대 학생신문 등을 통해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피해 여성이 2024년 11월 대학 경찰에 처음 진술할 당시 약물 사용과 성적 행위를 '자발적이고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합의하에 이뤄진 것'으로 설명했다고 밝혔다. 당시 검찰과 수사당국은 이를 토대로 범죄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판단해 형사 기소에 나서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제기된 민사소송의 주장은 당시 경찰에 제출된 진술 내용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검찰은 밝혔다. 밴 하우튼 검사장은 “성폭력 피해자가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온전히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 수년간의 치료와 회복 과정이 필요할 수 있다는 현실을 알고 있다”며 재수사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피해 여성 측 변호인은 초기 수사 과정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피해 여성은 최초 신고를 접수한 대학 경찰관 외에는 다른 수사관과 면담한 적이 없고, 성폭력 사건 전문 수사관이나 지방 검찰 관계자의 조사도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민사소송에는 카이 파이 회원들이 집단 성폭행에 참여하도록 서로 독려한 것으로 주장되는 스냅챗 메시지 캡처도 증거로 제출됐다. 다만 피소된 학생 중 한 명의 변호인은 소송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해당 학생이 스냅챗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은 맞지만 그 외 행동에는 가담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코넬대는 자체 조사 끝에 지난해 5월 일부 학생에게 퇴학 또는 정학 처분을 내리고 카이 파이 지부를 폐쇄했다. 학교 측은 당시 피해 여성과 피소 학생들이 모두 증거를 제시하고 진술하는 청문 절차를 거쳤다고 밝혔다.
코넬대 측은 “학교가 관련자들에게 실질적인 처벌을 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검찰의 재수사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미국 대배심은 피고인의 유·무죄를 판단하는 재판 배심과 달리 검찰이 제출한 증거를 토대로 정식 기소에 필요한 상당한 근거가 있는지를 판단한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