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회장 자격 논란에도 62억원 지원…전통시장 관리체계 '공백'

상인회 회원 자격이 없는 인물이 장기간 상인회장을 맡아온 서울 용산구 용문시장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지원금 62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지원사업에 상인회가 관여하고 있지만 정작 상인회 대표의 자격을 확인하는 관리체계에는 공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서울시, 용산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종합한 결과, 2017년부터 현재까지 용문시장에 투입된 정부·지자체 지원금은 총 62억2177만원으로 집계됐다.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 관련 지원금도 약 4억원에 달한다.

지원액은 현재 논란이 된 상인회장이 취임한 2017년부터 집계한 금액이다. 해당 상인회장은 2017년 6월 취임했지만 법원은 시장 내부에서 직접 사업을 하지 않아 상인회 회원 자격이 없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1심 법원은 2024년 상인회장 선출 결의 역시 무효라고 판단했으며, 올해 7월 항소심에서도 상인회 측 항소가 기각됐다. 지난 15일 상고를 포기하면서 판결은 확정됐다.

상인회를 등록·관리하는 용산구는 항소심 판결 이후 해당 회장의 대표권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고 상인회 측에 대표권 입증자료를 요구했지만 기한 내 자료를 제출받지 못했다. 판결이 확정됨에 따라 용산구는 상인회에 새로운 회장을 선출하도록 요구할 예정이다.

문제는 상인회가 각종 정부 지원사업 운영 과정에 일정 부분 관여한다는 점이다. 농식품부와 해수부가 실시하는 환급행사의 경우 상인회가 참여를 희망하는 점포 명단을 취합하는 등 사업 참여 과정에 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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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용산구 용문시장에 지원된 사업 금액 〈출처〉중소벤처기업부 , 해양수산부 , 농림축산식품부 , 서울시 , 용산구 , 장철민 의원실 재구성

용산구는 기존 지원사업의 취소·환수 여부를 판단할 때 사업 혜택이 일반 상인과 주민에게 돌아간다는 점을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상인회 대표의 자격 문제가 법원 판결로 확정된 만큼 그동안 상인회가 관여한 지원사업의 운영·집행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기부는 개별 상인회장이 자체 정관과 규정에 따라 선출되는 만큼 무자격 여부를 사전에 인지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상인회 등록 관련 조치 역시 시장·군수·구청장 소관이라며 용산구와 전국상인연합회에 관련 내용을 안내했다고 밝혔다.

용문시장은 올해 추석 농식품부·해수부 환급행사 참여 시장에서는 제외됐다.

장 의원은 “전통시장을 통해 수십억원을 지원하면서도 사업에 관여하는 상인회 대표의 자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면 관리에 구멍이 뚫린 것”이라며 “중기부가 전통시장 정책의 주무 부처로서 시장과 상인회 운영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부처별로 나뉜 지원정책을 총괄해 관리체계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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