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수학교육 경험 바탕 개념·적용·응용·사고력·자기점검 연결

수학 문제를 보자마자 “모르겠어요”라고 말하는 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문제일까. 부산 금정구 장전동에서 30년 넘게 학생들에게 수학을 지도해온 상상의힘학원 이희정 원장은 문제의 양보다 학생이 스스로 생각하고 해결하는 과정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원장은 “아이들은 단순히 문제를 많이 푼다고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맞는 방법과 속도로 이해하고 스스로 생각하는 경험을 통해 성장한다”고 말했다.
상상의힘학원은 이를 '학습의 흔적을 남기는 공부'라고 설명한다. 정답을 확인하는 데서 끝내지 않고 자신의 풀이 과정을 쓰고, 틀린 이유와 헷갈리는 부분을 기록해 다시 확인하는 방식이다.
학생별 학습도 현재 점수만으로 결정하지 않는다. 개념 이해도와 계산 능력, 문제 분석력, 오답 유형, 학습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필요한 학습 방향을 설정한다.
이 원장에게 30년 수학교육 현장에서 경험한 학생별 학습법과 AI 시대에 필요한 수학교육에 대해 들어봤다.
-상상의힘학원을 소개해달라.
▲30년 넘게 학생들에게 수학을 지도해왔다. 다양한 연령과 수준의 학생들을 만나면서 문제를 많이 푸는 것만으로는 실력을 만들기 어렵다는 것을 경험했다.
학생에게 맞는 방법과 속도로 개념을 이해하고 스스로 생각하는 경험이 중요하다. 상상의힘은 수학을 중심으로 학생의 학습 역량을 키우고 올바른 공부 습관과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힘을 길러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학원을 운영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단기간의 점수보다 학년이 올라가고 학습 내용이 어려워져도 흔들리지 않는 실력과 공부 습관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단순한 진도나 문제풀이보다 '개념 이해→적용→응용→사고력→자기점검'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특히 자신의 생각과 풀이 과정을 직접 쓰는 습관을 강조한다. 새로운 문제를 만났을 때 스스로 생각하고 해결할 수 있는 기본적인 힘이 있어야 학년이 올라가도 공부를 이어갈 수 있다.
-교육철학은 무엇인가.
▲'모든 아이에게는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학생마다 출발점과 이해하는 속도가 다르다. 같은 교재와 진도, 학습법을 모든 학생에게 적용하기보다 현재 상태를 파악해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잘하는 부분은 더 발전시켜야 한다.
특히 학생이 '나는 수학을 못한다'고 단정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려운 문제를 만났을 때 바로 포기하기보다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 '무엇을 모르는지', '어디에서 막혔는지'를 스스로 찾게 해야 한다. 이런 습관이 만들어지면 문제를 바라보는 태도도 달라질 수 있다.
-수학을 지도할 때 가장 강조하는 원칙은.
▲학생이 스스로 생각하도록 하는 것이다. 교사가 계속 설명하기보다 학생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고 그 과정에서 무엇을 모르고 어떤 부분을 혼동하는지 발견해야 한다.
수학에서는 정답을 맞히는 것만큼 왜 그렇게 풀었는지를 설명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개념을 배웠다면 자신의 말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하고 문제를 틀렸다면 정답만 고치는 것이 아니라 원인을 분석해야 한다.
이것을 '학습의 흔적을 남기는 공부'라고 생각한다. 배운 것과 틀린 것, 헷갈리는 부분을 직접 기록하고 다시 확인하는 과정이다. 수학에서는 '틀렸다'는 결과보다 '왜 틀렸는가'를 찾는 과정이 중요하다.
-학생들이 공부를 포기하는 순간은 언제라고 보나.
▲'나는 해도 안 된다'는 경험이 반복될 때다. 문제를 계속 틀리고 수업을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면 자신감을 잃기 쉽다. 여기에 다른 학생과 비교까지 더해지면 수학뿐 아니라 공부 자체에 흥미를 잃을 수도 있다.
교사는 학생이 틀렸다는 사실을 지적하는 데서 끝나서는 안 된다. 왜 틀렸는지를 찾아 다시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작더라도 '내가 생각해서 해결했다'는 경험이 쌓이면 문제를 대하는 학생의 태도가 달라질 수 있다.
-열심히 공부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 이유는.
▲'공부의 양'과 '공부의 방법'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를 많이 푼다고 반드시 실력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개념이 정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문제만 반복하거나 오답을 제대로 분석하지 않으면 공부량이 많아도 같은 실수를 반복할 수 있다.
현재 수준보다 지나치게 어려운 공부를 하는 것도 문제다. 기초 개념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어려운 문제만 계속 풀면 많은 시간을 투자하면서도 실제 실력은 쌓이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학생이 어디까지 이해하고 어느 부분이 부족한지를 먼저 진단하고 그 지점부터 단계적으로 올라가는 학습이 필요하다.
-학생의 태도가 크게 달라진 사례가 있나.
▲어려운 문제가 나오면 바로 “모르겠어요”라고 말하는 학생들이 있다. 이런 학생에게는 정답을 바로 알려주지 않는다.
“어디까지 알고 있니?”, “어느 부분부터 모르겠니?”, “네가 푼 것 가운데 어디까지 맞는 것 같니?”라고 질문하면서 자신이 알고 있는 부분과 막힌 지점을 스스로 찾도록 한다.
처음에는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반복하면 학생이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기 시작한다. 예전에는 “어떻게 풀어요?”라고 묻던 학생이 자신의 풀이를 가져와 “어디가 틀렸고 왜 틀렸는지 봐주세요”라고 말하기 시작한다.
단순히 점수가 오른 것보다 의미 있는 변화라고 생각한다. 정답을 기다리던 학생이 자신의 사고 과정을 스스로 점검하기 시작한 것이기 때문이다.
-학생별 학습 설계는 어떻게 진행하나.
▲먼저 현재 학습 수준과 공부 습관을 진단한다. 시험 점수만 보는 것이 아니라 개념 이해도와 계산 능력, 문제 분석력, 오답 유형, 학습 태도 등을 함께 살펴 학생에게 필요한 학습 단계를 정한다.
개념이 부족하면 기본기를 먼저 보완하고 개념은 충분하지만 응용력이 부족하다면 다양한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하는 훈련을 강화한다.
중요한 것은 학생에게 필요하지 않은 공부까지 무조건 많이 시키는 것이 아니다. 현재 위치에서 다음 단계로 올라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찾는 것이다.
-수준별 지도는 어떻게 하나.
▲학생을 단순히 상·중·하로 구분하지 않는다. 같은 중위권이라도 한 학생은 개념이 부족하고 다른 학생은 계산 실수가 많을 수 있다. 기본 문제는 잘 풀면서 응용문제에서 어려움을 겪는 학생도 있다.
현재 점수보다 구체적으로 어떤 학습 결손이 있는지 파악해 학습량과 난이도를 조절해야 한다. 기초가 필요한 학생은 기본기를 만들고, 기본 실력이 갖춰진 학생은 사고력과 응용력을 확장하는 방식이다.
다른 학생과 같은 속도로 진도를 나가는 것보다 자신의 현재 위치에서 다음 단계로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부모가 알아야 할 교육 포인트는.
▲'우리 아이가 몇 점인가'보다 '왜 그 점수를 받고 있는가'를 먼저 살펴봤으면 한다. 성적은 결과다. 그 뒤에는 개념 이해와 공부 습관, 집중력, 오답관리, 문제 해결력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다.
원인을 확인하지 않고 점수만 보면 적절한 해결 방법을 찾기 어렵다. 다른 학생보다 조금 늦다고 지나치게 조급해할 필요도 없다. 학생마다 출발점과 성장 속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다른 아이와 비교하기보다 과거의 자녀와 비교해보는 것이 좋다. 개념을 하나 더 정확하게 이해했는지, 예전보다 문제를 오래 고민하는지, 틀렸을 때 정답부터 찾지 않고 자신의 풀이를 다시 살펴보기 시작했는지와 같은 변화를 볼 필요가 있다.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는.
▲학생이 스스로 자신의 삶을 설계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수학을 가르치지만 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공식만이 아니다. 살아가면서 어려운 문제를 만났을 때 쉽게 포기하지 않고 문제를 분석하고 여러 해결 방법을 찾으며 실패해도 다시 시도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수학을 통해 회복탄력성과 과제집착력을 기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려운 문제를 만났을 때 '나는 못한다'고 포기하기보다 '어디에서 막혔는지', '다른 방법은 없는지'를 생각하며 해결할 때까지 시도하는 경험이다.
단순히 수학을 잘하는 학생보다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가진 학생을 만드는 것이 교육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AI 시대 학생에게 필요한 역량은 무엇인가.
▲질문하는 능력과 정보를 판단하는 능력, 문제를 정의하는 능력,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힘이 중요해질 것이다.
AI는 답을 만들어줄 수 있지만 무엇을 질문할지 결정하고 AI가 제시한 답이 적절한지를 판단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 해야 한다.
교육도 정답을 빠르게 찾는 데서 나아가 학생이 스스로 질문하고 탐구하며 AI를 도구로 활용해 자신의 결과물을 만드는 경험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상상의힘도 수학적 사고력뿐 아니라 탐구와 프로젝트 학습, AI 활용 교육 등을 통해 문제해결력을 기르는 방향으로 교육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AI 시대에는 '무엇을 얼마나 많이 아는가' 못지않게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질문을 하는가'가 중요해질 것으로 본다.
“수학 실력은 스스로 생각하고 점검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져”
이희정 원장이 30년 넘게 수학교육 현장에서 강조해온 것은 문제를 많이 푸는 것 자체가 수학 실력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문제에 적용하며 자신의 풀이 과정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틀린 문제 역시 정답만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오류가 발생한 원인을 스스로 찾아 다시 해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상상의힘학원이 강조하는 '학습의 흔적을 남기는 공부'도 이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배운 내용과 틀린 문제, 헷갈리는 부분을 기록하고 자신의 사고 과정을 다시 살펴보는 습관을 통해 학생이 정답을 기다리는 학습자에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학습자로 변화하도록 하는 것이다.
학생별 지도 역시 현재 점수만으로 수준을 판단하기보다 개념 이해도와 계산 능력, 문제 분석력, 오답 유형, 학습 태도를 종합적으로 살펴 필요한 학습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이 원장은 “모든 아이에게는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며 “다른 학생과 같은 속도로 가는 것보다 현재 자신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고 그 자리에서 한 단계씩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수학을 통해 어려운 문제를 쉽게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고 다시 시도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며 “궁극적으로 학생이 자신의 사고 과정을 점검하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교육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소성렬 기자 hisabisa@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