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공공조달 238조 중 63%가 中企…가격경쟁 아닌 '제값' 보장해야

총 23건의 제도 개선 과제 건의
김기문 회장 “적정가 보장할 수 있는 조달제도 마련 시급”
백승보 조달청장 “조달행정에 업계 의견 최대한 반영”

중소기업계가 조달청에 지나친 가격 경쟁을 완화하고 중소기업이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조달제도를 개선해달라고 요청했다. 다수공급자계약(MAS) 2단계 경쟁 기준금액 상향과 내년 시행 예정인 지방정부 조달 자율화에 대해서도 중소기업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완책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16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백승보 조달청장 초청 중소기업인 간담회를 열고 공공조달시장 현안과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을 비롯해 주요 업종별 중소기업 대표 20명이 참석했다. 조달청에서는 백 청장과 관련 실무자들이 참석해 현장 애로사항을 듣고 중소기업의 공공조달시장 진출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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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열린 조달청장 초청 중소기업인 간담회에서 백승보 청장(왼쪽)과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 회장은 공공조달시장이 중소기업의 주요 판로인 만큼 적정가격을 보장하는 제도 마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기준 공공조달시장 규모는 238조원으로, 이 가운데 중소기업 납품 비중이 63%에 달한다.

김 회장은 “공공조달시장은 중소기업에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 “지나친 가격 경쟁으로 조달시장에 참여하는 중소기업의 경영난이 악화되고 제품 품질까지 떨어지지 않도록 적정가격을 보장할 수 있는 조달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최근 적격심사제 낙찰하한율이 31년 만에 2%포인트 상향된 데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 회장은 “조달청이 신속하게 기준을 개정해 중소기업들이 조달시장에서 제값에 납품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중동 정세로 나프타 등 석유화학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조합 분석자료를 활용해 가격 조정 절차를 효율화한 점도 중소기업의 '제값 받기'에 도움이 됐다고 언급했다.

중소기업계는 이날 총 23건의 제도 개선 과제를 건의했다. 주요 건의사항은 △물품 제조계약 단품 슬라이딩 제도 및 조정신청 가이드라인 마련 △다수공급자계약(MAS) 2단계 경쟁 기준금액 상향 △지방정부 MAS 계약 의무 폐지에 따른 중소기업계 의견 반영 △선금 관련 제도 개선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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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열린 조달청장 초청 중소기업인 간담회에서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특히 MAS 2단계 경쟁의 기준금액을 추가로 높여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현재 9개 제품에 한해 기준금액을 상향하는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다른 품목은 기준금액이 낮아 중소기업 간 과도한 가격 경쟁을 유발하고 있다는 게 업계 주장이다.

김 회장은 “현재 MAS 2단계 경쟁은 9개 제품에 한해서만 기준금액을 상향했는데 다른 품목은 기준금액이 너무 낮아 지나친 가격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며 “시범사업이 끝나면 조속히 대상 품목을 확대해달라”고 요청했다.

내년부터 시행될 지방정부 조달 자율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지방정부의 MAS 계약 의무가 폐지될 경우 특정 업체로 물량이 쏠리거나 업체 간 출혈 경쟁이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지방정부 조달 자율화에 대해 특정 업체 쏠림과 업체 간 출혈 경쟁 등 중소기업계의 걱정이 크다”며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해 신중하게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승보 조달청장은 중소기업의 현장 의견을 향후 조달행정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고환율·고금리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중소기업이 국내 경제를 떠받쳐왔다고 평가하면서 공공조달의 역할을 확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백 청장은 “전체 기업 수의 99%, 종사자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중소기업들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잘 버텨줬기 때문에 우리 경제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며 “중소기업의 현장 목소리에 기반하지 않은 정책은 살아 있는 정책, 효과적인 정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의견을 향후 조달행정에 최대한 반영해 중소기업의 혁신성장과 경제 도약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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