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시선]AI시대, 육·해·공 통신망 연결 전략이 필요하다

인공지능(AI) 경쟁 무대가 데이터와 모델을 넘어 인프라까지 확장하고 있다. 단순히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확보했고, 얼마나 똑똑한 AI 모델을 개발했는지 만으로 AI 경쟁력을 증명하기 어렵다. AI 서비스가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얼마나 많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확보했는지, AI 데이터센터(AIDC)는 얼마나 구축했는지가 AI 경쟁력을 가늠할 핵심 요소로 부상했다.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네트워크 인프라까지 AI 경쟁력의 한 축으로 부상했다. AI가 데이터를 끊김 없이 주고 받고, 필요한 곳에서 실시간으로 연산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 네트워크는 연결에 국한하는 단순 통신 인프라가 아니라 AI 시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기반 시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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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생성한 지상망, 해저케이블, 위성망을 연결한 이미지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하이퍼AI 네트워크 전략'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는 중요한 출발점이다. AI 시대 핵심 인프라로서 네트워크를 정의하는 한편 △6G와 AI무선국(AI-RAN) 등 지상망 △해저케이블 △위성 등 육·해·공을 아우르는 국가 네트워크 고도화를 선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하지만 AI 시대가 빠르게 확장되고 기업을 넘어 국가 간 경쟁으로 치달으면서 '하이퍼AI 네트워크 전략'도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산업을 넘어 전 국민 AI 시대를 열겠다는 이재명 정부의 목표가 성공하려면 폭증하는 AI 트래픽에 대응해 빠르고 끊기지 않는 네트워크 구축이 필수다. 여기에서 핵심은 바로 육·해·공을 아우르는 고도화 전략이 아닌 '연결'하는 전략이다.

현재 하이퍼AI 네트워크 전략은 지상망, 해저케이블, 위성망을 각각 고도화한다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지상망의 경우 2030년까지 6G 상용화 및 백본망 4배 확대부터 AI-RAN 적용 등이 핵심이다. 해저케이블과 위성통신 역시 용량 확대와 한국형 저궤도 위성통신 구축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았다.

AI 시대에 데이터는 특정 공간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데이터센터와 산업 현장을 연결하는 지상망을 거쳐 해저케이블을 통해 국경을 넘나들고, 선박과 항공기 등에선 위성망까지 이용한다. 자율주행 자동차와 로봇 등 새로운 AI 서비스가 나오면 네트워크가 연결해야 하는 공간은 더 넓어지며, 재난 등 대규모 장애가 발생할 경우 지상망을 대체할 위성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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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철 기자

결국 이제는 육·해·공을 따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논리적 네트워크로 묶고, 상황에 따라 최적의 연결 경로를 선택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차세대 네트워크 운영체계가 필수다. 가령 특정 지역에 통신망 장애가 발생할 경우 AI가 감지해 다른 지상망이나 위성망으로 자동 우회하고, 해저케이블 장애 위험이 커지면 다른 케이블과 경로로 데이터 흐름을 재배치하는 방식이다.

정부의 네트워크 정책 기준이 '속도와 범위'에서 이제는 '연결과 운영'으로 진화해야 한다. 서로 다른 망을 어떻게 하나로 연결하고 운영할 것인지가 중요해지는 것이다. 육·해·공을 하나로 연결하고 하나의 지능으로 운영하는 '초공간·초연결' 네트워크가 차세대 AI 인프라 국가전략 핵심이 돼야 한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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