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유·연세유업, 'A2' 확대…매일·남양·동원, '락토프리' 집중
A2 검토했던 동원F&B, 방향 전환…원유 확보·투자 부담 전략 좌우
'속 편한 우유'를 둘러싼 유업계의 프리미엄 경쟁이 A2와 락토프리로 양분되고 있다.

젖소의 유전형질부터 바꿔야 하는 A2는 원유 생산 기반을 직접 확보한 서울우유와 전용 목장을 운영하는 연세유업이 확대에 나선 반면, 원유를 외부에서 조달하는 업체들은 기존 생산 기반을 활용할 수 있는 락토프리에 무게를 두고 있다.
2년 전 서울우유가 A2를 '흰우유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띄웠지만, 업계 전체로 확산되기보다는 업체별 생산 구조와 투자 여건에 따라 전략이 나뉘는 모습이다.
9일 서울우유협동조합에 따르면 '서울우유 A2+' 제품은 올해 8월 말 기준 누적 판매량이 1억6000만개를 돌파했다. 올해 상반기 판매량과 매출 모두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2%가량 증가했다.
A2 우유는 일반 우유에 들어 있는 베타카제인 단백질 중 A1형을 제외하고 A2형만 함유한 우유다. A1 단백질이 일부 소비자에게 소화 불편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 제품으로, 생산하려면 A2 유전형질을 가진 젖소를 선별해 세대교체해야 하고 일반 원유와 분리한 집유·검사 체계도 필요하다.

서울우유는 A2 생산 체계를 구축하는 데 5년간 약 80억원을 투자했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조합원이 직접 젖소를 사육하고 원유를 생산하는 협동조합의 특성을 기반으로 목장 단계부터 A2 원유 생산 기반을 구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우유는 A2 원유 집유량을 올해 말 일평균 100톤, 2028년 이후 800톤 이상으로 늘려 2030년까지 전체 원유를 A2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연세유업 'A2단백우유'는 2023년 10월 출시 이후 올해 8월 말 기준 누적 판매 약 5800만개를 돌파했고, 올해 1~8월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연세유업 관계자는 “출시 초기 영유아 부모 중심이던 고객층이 2030 웰니스 소비자와 시니어 가구로 넓어졌다”며 “A2요거트, A2프로틴 등으로 제품군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락토프리는 기존 원유를 활용해 유당을 제거·분해하는 방식이어서 생산 전환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다. 원유를 외부에서 조달하는 업체들이 락토프리를 택한 배경이다.
동원F&B의 행보가 이런 차이를 보여준다. 동원은 2024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유기농 A2 우유를 출시하고 자체 생산까지 검토했지만 현재는 한정 물량만 운영한다.
동원F&B 관계자는 “시장 규모와 소비자 수요를 고려해 A2 우유보다 덴마크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락토프리 우유 제품군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일유업은 2005년 국내 최초로 락토프리 우유를 선보인 이후 A2 미출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남양유업 역시 '맛있는우유GT 소화 잘되는 배 안아픈 우유'에 무지방·고단백·고칼슘 등 기능을 더한 락토프리 제품을 확대 중이다.
결국 A2와 락토프리의 경쟁은 같은 '속 편한 우유' 수요를 두고 원유 단계에서 차별화할지, 기존 생산 기반을 활용해 제품 기능을 강화할지의 선택으로 볼 수 있다. 프리미엄 우유 시장에도 소비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체 우유 소비가 감소하는 가운데 소비자 선택 기준도 세분화되고 있다”며 “추가 비용을 내더라도 차별화된 기능과 품질을 원하는 수요와 가격·맛 등 기본 경쟁력을 중시하는 수요가 공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소진 기자 soji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