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지직, 판을 바꾸다] 〈3〉 수만 관객 버추얼 공연 온·오프서 연다…버추얼 아티스트 '데뷔 무대'로 진화

네이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이 수만명 규모의 관객이 직관할 수 있는 버추얼 공연을 온·오프라인에서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시기는 미정이지만 기술적 준비는 마쳤다. 치지직이 버추얼 아티스트의 데뷔 무대로 진화하면서 대규모 공연까지 기획한 것으로 풀이된다.

8일 네이버에 따르면 치지직은 대규모 버추얼 공연을 위해 향후 버추얼 아티스트 소속사와의 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버추얼 공연은 아티스트의 노래와 움직임을 가상 캐릭터에 실시간으로 반영해 무대에 띄우는 공연이다. 캐릭터가 공연장 대형 화면에서 버추얼로 등장하지만 관객은 오프라인 공간에서 캐릭터의 노래와 춤을 보며 콘서트를 즐길 수 있다.

이는 치지직 버추얼 콘텐츠가 소통·게임 방송을 넘어 음악과 공연으로 발전하고 있는 변화를 고려한 전략이다. 네이버에 따르면 스트리머 사이에서 버추얼 공연을 열기 위한 수요가 높아지고, 엔터 기업에서 버추얼 아티스트를 기획해 치지직을 무대로 공연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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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한기 네이버 미디어 프로덕션 테크 XR 리더가 8일 경기 성남시 네이버 1784에서 전자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오한기 네이버 리더는 이날 경기 성남시 네이버 제2사옥 1784에서 전자신문과 만나 “대규모 버추얼 공연 관련 기술 협업 제안들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면서 “실시간 스트리밍 환경에서 수만명이 공연장에서 반응하는 그래픽을 구현하고, 실시간 공연을 끊김 없이 송출하는 등 치지직 스트리머들이 대규모 공연을 열 수 있는 준비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버추얼 공연을 위한 핵심 인프라는 네이버 제2사옥 1784에 마련된 비전 스테이지와 모션 스테이지다. 모션 스테이지는 최대 15명의 동작을 동시에 정밀하게 포착해 버추얼 캐릭터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구현한다. 이를 실시간 그래픽으로 가상 배경을 구현하는 '비전 스테이지'와 결합, 공연장 대형 LED 화면에 실시간으로 송출해 관객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게 한다.

오 리더는 “한국보다 버추얼 콘텐츠 시장이 큰 일본에선 이미 도쿄돔과 같은 대형 무대에서 버추얼 공연이 열리고 있다”면서 “버추얼 공연은 네이버가 꼭 준비해야 하는 영역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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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한기 네이버 미디어 프로덕션 테크 XR 리더가 8일 경기 성남시 네이버 1784 지하 1층에 마련된 '비전 스테이지'를 소개하고 있다.

네이버는 버추얼 스트리밍 기술 장벽을 낮추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 버추얼 콘텐츠에 관심 있는 스트리머를 위해 캐릭터 제작부터 모션캡처, 뮤직비디오 제작까지 지원하고 있다. 이달부터는 서울 네이버 스퀘어 종로에 마련한 'AI 스튜디오'를 가동, 치지직 스트리머가 별도 고가 장비나 특수 슈트 없이도 전신 움직임을 3D 캐릭터로 구현해 방송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네이버가 버추얼 스트리밍 시장에 지속 투자하는 것은 시장 잠재력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인텔마켓리서치에 따르면, 버튜버 시장 규모는 2024년 53억6000만달러(8조 3억3600만원)에서 연평균 38.5%씩 성장해 2032년 499억4000만달러(약 74조54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오 리더는 “버추얼 콘텐츠가 처음 등장했을 때는 하위 문화(서브컬처)로 분류됐지만, 현재는 주류로 평가될 만큼 성장했다”면서 “10대 이용자들을 분석해보면 버추얼 콘텐츠와 실제 사람이 등장하는 콘텐츠를 구분하지 않고 동일한 아티스트로 받아들이고 있어 향후 잠재력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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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치직 XR 이용 화면 예시. [사진=네이버 제공]

네이버는 미래 먹거리인 확장현실(XR) 기반도 다지고 있다. 지난해 9월 '치지직 XR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한 뒤, 삼성전자·애플 등 XR 웨어러블 기기 개발사들과 협업해 XR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3D로 촬영한 아이돌 공연과 실시간 그래픽으로 구현한 버추얼 아티스트 콘텐츠 등이 대표적이다.

오 리더는 “현재 XR 기기는 특정 장르나 특정 경험에 최적화돼 있어 몰입감을 높이지만, 장시간 착용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면서도 “XR 콘텐츠 기반을 다지고 있는 이유는 향후 AI 글라스와 같은 증강현실(AR) 기기가 대중화됐을 때 빠르게 콘텐츠를 적용하기 위한 체력을 다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궁극적으로 XR뿐 아니라 VR·AR 콘텐츠를 모두 관통하는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인 기자 modernm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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