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시론] 농림위성, 산림정책의 새로운 눈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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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식 산림청장

2026년 7월 7일, 우리 산림정책에 새로운 '눈'이 생겼다. 국내 최초의 산림 분야 특화 위성인 '농림위성(차세대중형위성 4호)'이 우주를 향해 성공적으로 발사된 것이다. 위성은 발사 후 궤도에 안착해 정상적으로 분리됐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지상국과 첫 번째 교신에도 무사히 성공했다. 우주에서 전해온 첫 신호는 단순한 정상 작동을 넘어, 우리 숲을 바라보고 관리하는 방식이 과학과 데이터 기반의 '우주시대'로 진입했음을 알렸다.

우리나라 국토의 63%를 차지하는 산림은 탄소를 흡수하고 다양한 생명을 품어 안으며, 국민의 삶과 안전을 지키는 소중한 국가 자산이다. 그러나 기후위기가 심화하면서 산불은 대형화·상시화하는 추세다. 집중호우에 따른 산사태와 이상기후로 인한 병해충 확산 등 산림재난은 더욱 복잡하고 광범위해지고 있다. 드넓은 산림의 작은 변화까지 빠르게 찾아내고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일이 산림정책의 중요한 과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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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위성은 이러한 과제를 해결할 강력하고 혁신적인 수단이다. 120㎞에 달하는 넓은 관측폭과 5m급 공간해상도를 바탕으로 3일 주기로 한반도 전역을 정밀 관측할 수 있다. 산불 피해와 산림훼손, 산사태 위험지역은 물론 재난 이후 숲이 회복되는 과정까지 입체적으로 살필 수 있다. 위성이 광범위한 지역의 변화를 먼저 찾아내고 필요한 곳에 현장 조사를 집중한다면, 재난 대응 속도와 정확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복구와 2차 피해 예방을 위한 골든타임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농림위성이 지속적으로 수집하는 정밀한 식생정보는 산림병해충 대응에 새로운 길을 열어준다. 청색(B), 녹색(G), 적색(R), 적색경계(RE, Red Edge)와 근적외선(NIR, Near-Infrared) 5개의 센서는 사람의 눈으로 알아차리기 어려운 식생의 미세한 분광 변화를 포착해 숲의 건강 상태를 정밀 분석한다. 이를 활용하면 소나무재선충병 등의 피해지역과 변화 양상을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확산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사전에 선별해 방제 우선순위를 과학적으로 정할 수 있다. 기존 경험과 인력에 의존하던 대응을 넘어, 과학적 데이터로 위험을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과학적 방제 체계가 구축되는 것이다.

대형산불 발생 시에는 다중위성 융합을 통해 다음날 기준 산불피해영향권 분석과 진화 완료 후 산불피해 면적 및 피해강도 분석까지 자동화된 체계로 대응할 수 있다. 특히 산사태는 그동안 접근이 어려워 탐지가 누락되던 지역까지 광역 단위로 포착해 2차 피해를 선제적으로 예방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농림위성은 탄소관리와 산림자원 관리에도 활용된다. 산림 면적과 건강 상태, 훼손 정도의 변화를 꾸준히 관측하면 산림의 탄소저장량과 흡수 기능을 더욱 과학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장기간 축적된 위성정보는 산림탄소 통계의 신뢰도를 높이고 국가 탄소중립 정책을 뒷받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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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북한 산림의 산림복구지 및 황폐지 등의 정보를 구축하고 베트남, 라오스, 몽골 등의 해외 REDD+(Reducing Emissions from Deforestation and forest Degradation) 및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사업지 모니터링에도 활용하여 글로벌 데이터 리더십도 발휘하게 된다.

농림위성의 또 다른 가치는 산림분야에 해외 위성데이터 의존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우주 데이터 주권'을 확립했다는 점이다. 그동안 유럽연합(EU)의 센티넬(Sentinel), 미국의 랜샛(Landsat) 등 해외 위성영상에 의존해 산림을 관찰했다면 앞으로는 우리 위성으로 원하는 시기에 직접 관측하고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산림정책을 설계하고 집행할 수 있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도 현장과 국민의 삶에 닿지 못하면 온전한 가치를 발휘하기 어렵다. 산림청은 내년부터 농림위성 데이터를 국민이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정밀·기하 보정 등의 편집 과정을 거쳐 단계적으로 개방하고, 산림재난·병해충·산림자원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주요 산림 명소의 개화·단풍 시기를 예측하고, 조림지의 생육 변화, 밀원수의 개화 정보 등을 분석해 국민과 임업인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보도 제공할 수 있다.

앞으로 일상의 언어로 필요한 정보를 찾고 분석할 수 있는 '농림위성 AI 에이전트'도 개발해 보급할 계획이다. 전문가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위성정보를 누구나 쉽게 활용하도록 데이터 문턱을 낮추는 것이다. AI와 위성데이터의 결합은 임업인의 현명한 의사결정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산림 피지컬 AI, 스마트 임업, 무인 예찰 등 민간 스타트업과 기업이 새로운 산림산업과 서비스 생태계를 창출하는 자양분이 될 것이다.

위성의 가치는 발사 성공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우주에서 수집된 데이터가 산림재난 대응과 병해충 방제, 산림자원 관리에 활용되고 국민과 임업인의 안전하고 풍요로운 삶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빛을 발한다. 이제 산림정책의 시야는 지상을 넘어 우주로 넓어졌다. 우리 위성과 우리 데이터로 숲의 변화를 더 빠르게 읽고 위험을 더 일찍 발견할 수 있게 됐다. 우주에 띄운 새로운 눈으로 숲을 더욱 건강하게 가꾸고, 임업인의 삶을 더욱 든든하게 하며, 국민의 일상을 더욱 행복하게 만드는 '숲으로 행복한 대한민국'을 열어나갈 것이다.

박은식 산림청장 drforest@korea.kr

〈필자〉1970년 광주 출생으로 서울대에서 임학과 학사 및 산림자원학과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1년 기술고시(36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이후 25년간 산림청 국제산림협력관, 기획재정담당관, 산림환경보호과장, 산림정책과장, 산림자원과장, 산림산업정책국장, 산림청 차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직원들이 베스트상사로 뽑은 닮고 싶은 리더로 선정되는 등 조직관리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산림산업정책국장 재직 시 국민주권 시대를 뒷받침하는 산림분야 국정과제 수립과 산림분야 경제 활성화를 위한 산림활용도 제고 대책을 마련했다. 올해 3월 취임해 국민을 위한 산림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첨단기술 기반 산림재난 대응체계 구축, 숲의 고부가가치 자원화, 산림 정책·기술 대외지원 등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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