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전 사장 인선에 AI국가 성패 달렸다

인공지능(AI) 혁명과 이를 밑받침할 차세대 에너지 인프라 확충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전환기에 한국전력공사(한전)의 차기 수장 선임 절차가 막바지에 다다랐다고 한다. 최근 임원추천위원회가 후임 사장후보를 최종 3배수로 압축하면서 청와대의 최종 낙점을 앞두고 있다. 이번 인선이 가진 중대성을 보여주듯 산업계에선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클러스터 등 AI 시대 핵심 기반시설을 원활하게 가동하기 위해선 양질의 전력 공급이 필수적이다. 새 한전 사장이 'AI시대, 전기국가'로서 입지를 확고히 세우는 첫 이행자라는 점에서 인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본지 취재와 함께 한전 안팎에서 들리는 얘기로는 이번 인선에도 과거와 같이 정치적 셈법이나 우리 사람 앉히기 같은 구태의연한 논리가 작용하고 있다고 한다. 더욱이 최종 낙점에 있어 결정적 기준이 전력산업에 대한 전문성과 경쟁력이 아니라 정치적 인맥 또는 계산이라면 이는 심각한 문제라할 수 있다.

현재 우리 전력산업 앞에는 AI 시대에 맞춘 초대형 프로젝트들이 산적해 있다. 국가 전력망 확충과 AI 에너지 대전환, 발전공기업의 구조 재편, SMR(소형모듈원자로)을 포함한 차세대 원전 추진 등 중차대한 과제들이 줄을 잇는다.

이는 고도의 기술적 이해도와 전력시장에 대한 통찰, 실행력이 결합돼야만 성과를 낼 수 있는 전문 영역이다. 만약 이를 이끌 수장이 전문성을 상실한다면, 아무리 거창한 국가적 비전이라 해도 실속 없는 허장성세로 변질될 공산이 크다.

특히, 정부가 실용성과 전략성에 기반해 전력산업 체질 개선을 강력히 꾀하는 와중에 또다시 정치인 출신 인사가 수장으로 기용된다면 이는 산업계의 바람과 크게 배치된다. 현장과 괴리된 정치적 인사는 산업계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정책 이행의 동력을 떨어뜨릴 우려가 크다.

3대 메가프로젝트를 비롯해 현 정부가 추진하는 역점 사업의 성패는 첫째도, 둘째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에 달렸다. 정책이든 산업이든 해당 분야에서 오랜 기간 실력과 전문성을 검증받은 인사가 전면에 서야만 정책의 연착륙을 담보할 수 있다.

정치인 출신 기용이라는 과거의 타성에 다시 빠지는 것은 실용적 체질 전환을 기대하는 산업계의 바람과도 크게 배치되는 선택이 될 것이다. 끝까지 우리 전력산업 경쟁력을 최우선 가치에 놓고 숙고와 낙점을 바란다.

Photo Image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한국전력공사 경기본부 전력관리처 계통운영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전력수급 상황을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다.

이진호 기자 jholee@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