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악력·보행속도 기준 소개
근육 감소는 혈당·뼈 건강에도 영향
의자 일어서기 검사로 하체 근력 점검
주 2회 근력운동·단백질 섭취 관리
의학에서 말하는 신체 나이는 하나의 숫자로 단정하기보다 현재 몸이 얼마나 건강하게 기능하는지를 보여주는 종합 지표에 가깝다. 걷는 속도와 악력, 균형감각, 심폐 기능, 인지 기능, 영양 상태, 생활습관 등이 맞물려 개인별 노화 속도를 결정한다.
전자신문은 분당서울대병원 의료진과 함께 '당신의 신체 나이는 몇 살입니까'를 주제로 10회 건강기획을 연재한다. 주민등록 나이와 신체 나이가 달라지는 이유를 시작으로 기억력과 뇌, 혈관과 심장, 폐 기능, 근육과 관절, 눈과 소화기 등 몸 곳곳에서 나타나는 노화의 신호를 짚는다. 마지막 회에서는 운동·식사·수면 등 일상에서 신체 나이를 늦추는 관리법을 살펴본다.
노화 자체를 멈출 수는 없지만 몸이 보내는 변화를 일찍 알아차리고 생활습관과 건강 위험요인을 관리하는 일은 가능하다. 이번 기획은 숫자로 적힌 나이가 아니라 지금 내 몸이 얼마나 건강하게 기능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건강한 노화를 준비하는 기준을 찾아본다.

손아귀 힘, 즉 악력은 근육량과 근력뿐 아니라 몸 전체의 기능 상태를 짐작하게 하는 대표 지표다. 노인병내과에서 시행하는 노인포괄평가에서도 악력은 근력, 보행 속도, 인지 기능, 영양 상태 등과 함께 확인하는 항목이다.
근육량을 직접 측정하려면 인바디나 이중에너지 방사선흡수법(DXA) 같은 장비가 필요하지만, 악력계로는 손쉽게 근력을 확인할 수 있어 진료 현장에서 폭넓게 활용된다. 여러 연구에서 악력이 낮을수록 심혈관질환, 당뇨병은 물론 전체 사망률까지 높아진다는 결과가 이어지면서 악력은 근육 상태뿐 아니라 전신 건강과 노쇠 정도를 함께 보여주는 지표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병뚜껑을 열기 힘들어졌거나 무거운 물건을 드는 일이 예전보다 훨씬 버겁게 느껴진다면 전신 근육이 함께 약해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근육은 팔다리를 움직이는 역할에 그치지 않고 뼈·혈관·신경·간·췌장·심장 등 몸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뼈는 근육이 당기고 미는 힘을 받아야 밀도를 유지할 수 있어 근육이 약해지면 골다공증도 함께 진행되기 쉽다.
근육이 줄어들면 새로운 혈관과 신경이 만들어지는 것을 돕는 물질의 분비도 감소해 인지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지방간, 심장비대, 췌장 기능 저하와도 연관된다. 특히 근육은 인슐린에 반응해 혈당을 많이 사용하는 조직이어서 근감소증이 있으면 혈당을 흡수하고 쓰는 능력이 떨어져 당뇨병으로 이어지기 쉽다. 근감소증은 심혈관질환, 심부전, 암 발생이나 예후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근육량을 지키는 일은 단순한 체력 관리가 아니라 전신 건강관리의 핵심이다.
팔을 사용하지 않고 의자에서 다섯 번 앉았다 일어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재는 검사는 하체 근력과 신체 기능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쓰인다. 팔짱을 낀 채 의자에서 최대한 빠르게 다섯 번 완전히 일어섰다 앉기를 반복하며 시간을 재는 방식으로, 특별한 도구 없이 집에서도 해볼 수 있다.
이 동작이 12초 이상 걸리거나 팔의 도움 없이는 일어나기 어렵다면 하체 근력이 상당히 약해져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하체 근력은 걷기, 계단 오르기 같은 일상 동작뿐 아니라 넘어졌을 때 순간적으로 몸을 지탱하는 능력과도 직결돼 낙상 예방과 밀접하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면 스쿼트, 다리 들어 올리기, 계단 오르내리기 같은 하체 근력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근감소증은 근육량, 악력, 보행 속도를 함께 측정해 진단한다. 근육량은 인바디나 DXA 검사로 확인한다. 체중은 크게 줄지 않았는데도 힘이 없고 걷는 속도가 느려졌다면 근육이 빠진 자리를 지방이 채워 체중은 유지되는 '마른 비만' 형태의 근감소증일 수 있어 체중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분당서울대병원 노인의료센터는 근감소증의 진단부터 관리까지 노인병내과를 중심으로 재활의학과·정신건강의학과 의료진, 간호사·영양사·약사 등이 함께 다학제적으로 접근한다. 근력·근기능·근육량과 함께 인지 기능, 우울감, 복용 약물, 영양 상태까지 종합적으로 살펴 원인을 찾고, 영양 상담과 재활의학과 운동치료를 연계해 관리 계획을 세운다. 반복적으로 넘어지거나 체중이 급격히 줄었거나, 평소 들 수 있던 물건을 들지 못하고 계단 이동이 힘들어졌다면 평가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중년 이후에는 근력운동을 일주일에 최소 2회 이상 하는 것이 권장된다. 운동이 익숙하지 않다면 스쿼트나 공중 다리 들기 같은 하체운동부터 시작해 몸이 적응한 뒤 상체운동으로 넓혀가는 것이 안전하다. 걷기나 자전거 타기 같은 유산소 운동을 함께 하면 균형감각, 부상 예방, 심폐지구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단백질은 하루 필요량을 한 끼에 몰아 먹지 않고 세 끼에 고르게 나눠 먹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체중 1kg당 하루 1.0~1.2g, 이미 근감소증이 있거나 급성질환 후 회복 중이라면 1.2~1.5g까지 늘릴 수 있다. 달걀, 두부, 생선, 살코기, 콩류 등을 매 끼니 나눠 먹고 곡류·채소·과일·유제품까지 균형 있게 챙기는 것이 근육 합성에 도움이 된다.
도움말: 최정연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교수.
성남=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