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행궁동 출발, 서울 노원점 첫 진출
전 매장 직영 운영으로 로스팅·교육 관리
코코넛커피 110만 잔 넘어 대표 메뉴로
바리스타 교육 10년, 사람 키우는 브랜드로
정지영 정지영커피 대표는 수원을 브랜드의 '배경'이 아니라 '원재료'라고 말했다. 대학 시절 카페 아르바이트로 커피 일을 시작한 그는 일하던 카페를 직접 인수하며 운영자가 됐고, 2017년 수원 행궁동에서 정지영커피로스터즈를 시작했다.
정지영커피는 행궁본점, 장안문점, 화홍문점, 스타필드 수원점, KT 위즈파크점, AK플라자 수원점, 국립농업박물관점, 롯데백화점 동탄점, 롯데프리미엄아울렛 의왕점, 롯데백화점 노원점 등으로 영업지역을 넓혔다. 노원점은 첫 서울 진출 매장이다. 오는 9월 초에는 브랜드가 시작된 행궁동에 신풍점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정 대표가 확장보다 앞세우는 기준은 품질이다. 모든 매장을 직영으로 운영하며 원두 로스팅, 추출 레시피, 직원 교육과 품질관리까지 직접 관리한다. 특허를 받은 시그니처 '코코넛커피'는 누적 판매량 110만 잔을 넘겼지만, 그는 “정지영커피의 가장 중요한 상품은 기본적인 커피 한 잔”이라고 했다.
정지영 대표는 “수원 밖으로 나가도 절대 바꾸지 않을 것은 커피의 품질과 우리가 일하는 태도”라며 “앞으로 더 많이 하기보다 좋은 커피와 좋은 사람을 만드는 일만큼은 더 잘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처음부터 커피를 평생의 업으로 삼겠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다. 대학 시절 아르바이트로 시작했고, 일하던 카페를 직접 인수하면서 책임감이 완전히 달라졌다.
손님이 다시 찾아오고 제가 만든 커피를 좋아해 주는 모습을 보면서 이 일을 오래 해볼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다. 이후 매장 운영에 그치지 않고 커피 학원을 시작했고, 아주대학교 글로벌미래교육원에서도 10년째 커피를 가르치고 있다. 돌아보면 커피는 단순한 사업이 아니라 배우고, 가르치고, 사람들과 나누는 평생의 일이 됐다.
제 이름을 브랜드에 건 것도 같은 이유다. 처음에는 자부심의 의미가 컸지만 지금은 책임이라는 의미가 더 크다. 제 이름을 걸고 하는 만큼 커피 한 잔도 쉽게 타협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저에게 수원은 배경보다 브랜드를 만든 원재료에 가깝다. 행궁동에서 오랫동안 장사하면서 손님과 상인을 만나고, 동네가 변화하는 모습을 함께 봤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WE ARE SUWONER'라는 슬로건을 쓰게 됐다.
로컬 브랜드는 지역 이름만 사용하는 브랜드가 아니다. 그곳에서 사람을 고용하고, 관계를 만들고, 지역 성장에 함께 참여하는 브랜드라고 생각한다. 수원에서 제대로 만들어진 브랜드가 다른 도시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행궁동 매장을 만들 때도 오래됐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것을 새것으로 바꾸지 않았다. 건물이 가진 흔적, 골목의 분위기, 창밖으로 보이는 수원화성은 돈을 주고 새로 만들 수 없는 가치다. 불편한 것은 개선하되 그 장소만의 기억과 분위기는 최대한 남기려고 한다.

코코넛커피는 누적 판매량 110만 잔을 넘었고 특허까지 받은 정지영커피의 대표 메뉴가 됐다. 다만 많이 팔리는 메뉴를 만드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은 오랜 시간 같은 맛과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래서 원재료와 레시피, 직원 교육까지 일정한 기준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유행하는 메뉴를 계속 만드는 것보다 손님이 몇 년이 지나도 다시 찾는 메뉴 하나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최근 가장 크게 체감하는 부담은 생두 가격 상승이다. 커피를 주력으로 하는 브랜드이다 보니 생두 가격은 원가에 직접 영향을 준다. 그렇다고 원가를 맞추기 위해 생두 품질을 낮추는 일은 최대한 하지 않으려고 한다. 어려운 상황일수록 무엇을 줄일 것인가보다 무엇을 끝까지 지킬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
최근 새로운 매장 제안을 받고 있지만 모든 기회가 정지영커피에 맞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매출과 상권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직접 사람과 품질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지를 먼저 본다.
의왕점은 대형 아울렛이라는 목적형 상권에서 정지영커피의 경쟁력을 확인하는 매장이다. 노원점은 첫 서울 진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수원에서 성장한 브랜드가 '수원'이라는 배경을 벗어나도 브랜드 자체의 힘으로 선택받을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공간이다.
행궁동을 그대로 다른 도시에 복사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대신 커피의 맛, 원두의 품질, 사람을 대하는 태도처럼 정지영커피의 기본은 어디서든 동일하게 가져간다. 공간은 각 지역과 상권에 맞게 달라질 수 있다. 수원에서 배운 태도와 기준을 다른 도시의 언어로 번역하는 것이 정지영커피의 확장 방식이다.

앞으로 3년은 매장 수만 늘리는 것보다 브랜드의 기반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데 집중하고 싶다. 직영점과 제품 유통, 온라인뿐 아니라 지난 10년 넘게 해온 커피 교육도 정지영커피의 중요한 한 축으로 가져가고 싶다.
대표가 모든 커피를 직접 확인하는 방식으로는 브랜드가 오래갈 수 없다. 그래서 매장 책임자를 중심으로 직원 교육, 추출 기준, 로스팅과 품질관리를 체계화하고 있다. 단순히 매뉴얼을 외우는 직원이 아니라 왜 이렇게 해야 하는지를 이해하는 바리스타와 매장 운영자를 키우는 것이 목표다.
정지영커피가 성장하면서 의미 있게 생각하는 부분은 함께 일하는 사람과 지역 상권도 함께 성장하는 일이다. 직원을 채용하고 지역 업체와 거래하고, 행궁동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주변 가게들과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봐왔다. 좋은 로컬 브랜드가 많아져야 좋은 동네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커피를 잘 만들어 판매하는 브랜드이면서 동시에 좋은 바리스타와 커피인을 계속 배출하는 브랜드가 됐으면 한다. 3년 뒤에는 '매장이 몇 개가 됐다'보다 정지영커피를 거쳐 성장한 사람이 얼마나 많아졌는가도 중요한 성과로 보고 싶다.
수원=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