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볼보자동차가 순수 전기 플래그십 SUV 'EX90'과 프리미엄 세단 'ES90'을 관통하는 차세대 모듈러 플랫폼 'SPA2(Scalable Product Architecture 2)'로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SPA2는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중심이었던 1세대 SPA 플랫폼을 바탕으로, 순수 전기차(BEV)와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시대에 맞춰 전면 재설계한 전기차 전용 아키텍처다. 기존 내연기관 혼용 구조의 한계에서 벗어나 개발 초기부터 오직 전기차만을 위해 구조를 새로 다듬은 것이 특징이다.
SPA2의 가장 큰 구조적 특징은 차체 하부 전면에 대용량 배터리 팩을 하우징해 완성한 '평평한 바닥'이다. 엔진과 변속기가 차지하던 공간 제약을 줄이고 배터리를 차축 사이에 넓게 배치해 3열까지 이어지는 평탄한 실내와 넓은 적재 공간을 확보했다.
긴 휠베이스와 짧은 오버행을 바탕으로 6인승 또는 7인승 구성을 선택할 수 있으며, 전동식 3열 시트와 개선된 핸즈프리 도어 개폐 등 인체공학적 편의 기능도 갖췄다.
볼보의 핵심 가치인 안전성도 한 단계 진화했다. SPA2는 충돌 시 배터리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설계됐다. 발전된 충돌 구조인 '안전 케이지'를 채택해 전면부에는 11%의 경량 알루미늄을 적용, 충격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흡수하도록 했다. 측면과 후면 프레임에는 21%의 초고강도 보론강을 배치해 하부 배터리 셀을 외부 충격으로부터 강하게 보호한다. 그 결과, 기존 XC90 대비 비틀림 강성은 50%, 충돌 시 에너지 흡수율은 20% 향상됐다.
동력계는 106㎾h NCM 배터리와 전·후륜 트윈 모터 기반의 사륜구동(AWD) 시스템이 조합된다. 트윈 모터는 최대 456마력(335㎾), 퍼포먼스 모델은 최대 680마력(500㎾)의 출력을 내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각각 5.5초, 4.2초 만에 도달한다. 자체 개발 배터리 관리 소프트웨어 기반의 800V 고전압 시스템을 적용해 모터를 경량화했으며, 최대 350㎾급 초급속 충전으로 10~80%까지 약 22분 만에 충전이 가능하다. 전자식 듀얼모터 제어로 구동력을 정밀 배분해 에너지 효율과 가속 성능도 높였다.
SPA2의 하드웨어 위에는 전기·전자 아키텍처 '휴긴 코어'가 결합된다. 수십~수백 개의 독립 제어장치(ECU)를 분산 운영하던 기존 방식 대신, 엔비디아 드라이브 AGX 오린 기반의 중앙 코어 컴퓨터가 인포테인먼트, 구동계, 배터리 관리, 안전 제어까지 통합 처리하는 중앙집중형 구조다.
이를 통해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범위가 차량 전체로 확대돼 출고 이후에도 기능이 지속해서 고도화된다. 볼보는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S&P 글로벌 모빌리티 평가에서 전 세계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게 최고 등급인 '레벨 5 SDV'를 획득했다.
볼보자동차는 SPA2를 통해 단순한 차체를 넘어, 데이터와 소프트웨어로 끊임없이 진화하는 차세대 모빌리티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함봉균 기자 hbkon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