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금속 구조물 내부 진동 모드 구분·에너지 집중 기술 개발

포스텍(POSTECH)이 연구진이 이러한 진동을 종류별로 구분하고, 특정 위치로 모아 선명하게 분석할 수 있는 두 가지 기술을 개발했다.

Photo Image
(왼쪽부터) 노준석 포스텍 교수, 통합과정 이건 씨,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비파괴측정그룹 승홍민 박사

포스텍은 노준석 기계공학과 교수, 기계공학과 통합과정 이건 씨 연구팀이 최근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비파괴측정그룹 승홍민 박사·김승일 씨 연구팀과 함께 '메타표면'을 활용해 금속 구조물 내부 진동 이동 경로를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관련 연구 논문 두 편을 기계공학 및 신호처리 분야의 권위지인 '메카니컬 시스템즈 앤 시그널 프로세싱(Mechanical Systems and Signal Processing)' 동일호에 현지 기준으로 지난 1일 나란히 게재됐다.

두 연구는 모두 '메타표면'으로 진동이 이동하는 경로를 제어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나는 서로 다른 진동을 각기 다른 위치로 보내 종류를 구분하고, 다른 하나는 흩어지는 진동 에너지를 한곳으로 모아 미세한 신호를 강화하는 기술이다.

첫 번째 연구는 진동 종류를 구분하는 기술이다. 진동은 흔들리는 방향과 형태에 여러 모드로 나뉜다. 같은 구조물에서도 위아래로 휘거나 앞뒤로 늘었다 줄어드는 등 모드가 다양해 기존에는 센서 여러 개로 넓은 영역을 측정한 뒤 복잡한 계산을 거쳐야 했다.

연구팀은 진동의 이동 경로를 제어하는 메타표면을 정밀하게 설계해 '길 안내판'처럼 작동하게 했다. 이 구조는 진동 모드에 따라 진동이 다른 위치에 도달하도록 유도했고, 덕분에 진동이 도달한 위치만 확인해도 별도의 복잡한 계산 없이 어떤 모드인지 물리적으로 바로 판별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분산된 진동 에너지를 한곳으로 집중시키는 기술이다. 실제 구조물의 진동은 다양한 주파수가 섞여 있어 특정 위치에 모으기가 어렵다. 연구팀은 진동 방향을 제어하는 '탄성 메타표면'에 진동 속도를 점진적으로 조절해 자연스럽게 중심부로 진동을 유도하는 '경사굴절률 구조'를 결합했다. 그 결과, 블랙홀이 빛을 끌어당기듯 진동 에너지가 중심으로 모였고, 40㎑(킬로헤르츠)부터 100㎑에 이르는 주파수 대역에서 진동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집중시키는 데 성공했다.

두 기술은 외부 전원 없이도 작동하며, 압전(눌리거나 흔들릴 때 전기를 만드는 원리) 소자와 결합하면 진동 에너지를 전기 신호로 변환할 수 있다. 이 기술들은 교량, 항공기, 배관, 저장탱크처럼 전원 공급이나 센서 교체가 어려운 대형 구조물 안전 진단에서 잠재력이 크다. 나아가 구조물 진동 에너지 자체를 이용해 저전력 무선 센서를 구동하는 자가발전형 모니터링 시스템으로도 확장될 수 있다.

노준석 교수 연구팀은 “구조물 내부의 진동을 상태 정보를 담은 '숨은 언어'로 바라본 데서 연구를 출발했다”라며 “진동이 이동하는 길을 설계하는 이 기술이 미래 구조물 안전 진단의 새로운 감각기관이 되길 기대한다”라고 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포스코홀딩스(N.EX.T IMPACT) 메타표면 기반 평면광학기술 연구소, 한국연구재단 우수연구-중견연구사업, KRISS 기본사업(시설물 지능형 모니터링의 가용성 혁신을 위한 디지털 안전 측정 기술 개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포항=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

  • 놓치면 아쉬운 정보AD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