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배터리 업계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앞세워 전기차 캐즘 돌파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ESS 성장에 힘입어 실적 턴어라운드를 조기 달성했다. 특히 SK온은 시장의 적자 전망을 깨고 8218억원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주요 기업들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용 ESS를 실적 회복의 핵심 축으로 삼아 생산능력과 제품군 확대에 나선다.
30일 LG에너지솔루션은 2026년 상반기 매출 14조115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다고 밝혔다. 2분기에는 매출 7조5600억원, 영업이익 1130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특히 ESS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6배 증가했고 전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 후반까지 확대됐다. AI 데이터센터를 포함한 신규 ESS 수주는 3조원 이상이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 ESS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최소 50% 이상, 전사 매출은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하반기 ESS 생산량도 상반기 대비 적어도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I는 7분기 만에 영업흑자로 전환했다. 2분기 매출은 3조7688억원, 영업이익은 2038억원이다.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도 482억원을 기록하며 당초 하반기로 예상했던 실적 턴어라운드를 상반기에 달성했다.
배터리 부문은 매출 3조5190억원, 영업이익 1593억원을 기록했다. 신재생에너지와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공급 안정화에 필요한 ESS와 무정전전원장치(UPS), 배터리백업유닛(BBU) 수요가 늘어난 점이 실적 회복을 뒷받침했다.
유럽 전기차용 배터리 판매 증가와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도 흑자 전환에 기여했다. 삼성SDI는 미국 주요 ESS 고객과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국내 차세대 배전망 ESS 프로젝트도 수주했다.
오재균 삼성SDI 경영지원담당 부사장은 컨퍼런스콜에서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ESS는 전력용과 UPS 수요 성장, LFP 배터리 본격 가동에 힘입어 판매가 큰 폭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SK온은 증권가 전망을 크게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냈다. 2분기 매출은 2조946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57.5%, 전년 동기보다 23.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8218억원으로 전분기 3492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2021년 분사 이후 가장 큰 영업이익이다.
증권가가 SK온의 2분기 영업손실을 2000억원 안팎으로 예상했던 것과 비교하면 실제 실적은 시장 전망을 1조원 이상 웃돌았다. SK온 실적 개선에 힘입어 SK이노베이션도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29조1572억원, 영업이익 3조487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약 1조4000억원 수준이었던 증권가 컨센서스의 2.5배에 달했다.
SK이노베이션은 SK온의 아시아 지역 판매량 확대와 고객 보상금, 전분기보다 늘어난 AMPC를 실적 개선 요인으로 꼽았다.
SK온은 3분기 북미 사업 구조 개편을 통한 고정비 절감에 주력한다. 미국 테네시 공장을 'SK온 테네시' 단독 법인으로 전환, 현지 전기차와 ESS 배터리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소재업체 포스코퓨처엠도 2분기 매출 6795억원, 영업이익 267억원을 기록하며 2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배터리소재 사업은 매출 3279억원, 영업이익 25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양극재 재고평가 효과와 음극재 판매 회복에 따른 가동률 상승, 고정비 절감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