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런티어(최상위) 인공지능(AI)이 사람이 놓친 취약점을 빠르게 찾아내면서 보안 경쟁도 개별 기업 중심에서 기업 간 공동 대응 체계로 바뀌고 있다. AI로 취약점을 분석하고, 보안·네트워크·소프트웨어 기업이 이를 각자의 제품과 방어 정책에 반영하는 구조다. 미국 중심의 연합이 빠르게 커지는 만큼 한국도 대응이 시급하다.
◇취약점 발견부터 패치까지
체인가드가 출범시킨 '아테나'의 경쟁력은 참여 기업의 숫자보다 미국 프런티어 AI 생태계와 연결돼 있다는 데 있다. 고성능 AI로 빠르게 파악한 보안 취약점이 경쟁력의 기반이 된다는 설명이다.
회원사 중 시스코, 클라우드플레어, 아카마이, 모건스탠리, JP모건체이스 등은 앤스로픽의 '프로젝트 글래스윙' 또는 오픈AI의 '데이브레이크' 참여사다.
이들은 단순히 취약점을 발견해 공유하거나, 확보한 취약점 정보를 자사 제품 경쟁력으로 전환해 온 기존 협력 모델보다 한 단계 확장된 형태로 협업한다.
네트워크 사업자는 공격 트래픽을 차단하고, 보안기업은 탐지 규칙과 가상패치를 만든다. 체인가드는 취약점을 미리 고친 비공개 버전을 제공하고, 전문서비스 기업은 이를 고객 시스템에 배포한다. 최종적으로 원본 오픈소스까지 수정하는 전 과정을 연결한 것이다. 각자의 기술 계층에서 취약점을 동시에 방어하는 셈이다.
반면에 국내에는 아직 앤트로픽, 오픈AI와 대항할 보안 특화 AI 모델이 없다. 국내 보안 업체들도 접근 가능한 외산 AI 모델을 취약점 진단에 활용하는 정도다.
이에 정부는 최근 내년 7월 개발을 목표로 보안 특화 AI 모델 개발 사업을 발주했다. 9월 사업자를 선정해 200억~300억원 수준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AI 기업과 보안 기업 간 유기적 협력을 기반으로 실효성 있는 모델이 개발하는 것이 관건이다.
◇韓 보안 연합체 시급
국내 보안업계도 기업 간 연대에 나서고 있다.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 내 'AI 보안 인텔리전스 협의체'가 중심이다. AI 모델을 활용해 취약점을 분석하는 화이트해커 기업 스틸리언의 박찬암 대표가 의장을 맡았다. 협의체는 지난달에 이어 조만간 회의를 통해 참여 기업과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관건은 단순한 정보 교류를 넘어 실질적인 공동 대응체계를 만드는 것이다. AI로 발견한 취약점을 공유하고 공동 검증한 뒤, 고객 환경에서 실제 위험을 줄일 수 있는 탐지·차단·패치 솔루션으로 연결해야 한다. 참여 기업별 기술을 결합해 통합 방어 효과를 만들어야 협력의 시너지도 커질 수 있다.
보안기업 중 엔트로픽·오픈AI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곳이 없다는 점에서 합류에 성공한 공공기관(한국인터넷진흥원)과의 협력도 중요하다.
KISIA 관계자는 “단순한 취약점 진단을 넘어 국내 보안기업의 기술과 역량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공동 대응이 실제 산업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협력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고 말했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