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아연이 지난해 임시주주총회에서 최대주주인 영풍의 의결권을 부당하게 제한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17부(장지혜 부장판사)는 지난 10일 영풍·MBK파트너스 측이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이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또 박 대표에게 손해배상금 1억원과 지연 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고려아연 측이 해외 계열사인 선메탈코퍼레이션(SMC)에 영풍 주식을 양도하는 방식으로 순환출자 구조를 형성하고, 이를 통해 작년 1월 고려아연 임시주총에서 영풍의 의결권 행사를 제한한 것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박 대표가 기존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영풍 측 의결권을 부당하게 제한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박 대표는 이 사건 주식의 의결권 제한이 위법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영풍의 주주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며 “그런데도 의결권을 제한해 임시주주총회 의장으로서 부담하는 주의의무를 현저히 위반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재판부는 영풍의 의결권이 인정됐다면 당시 임시주총에서 고려아연 측 추천 사외이사 선임 등 안건이 가결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영풍은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한 데 그치지 않고 최대 주주로서 경영권 행사 등 실질적인 목적을 전혀 달성하지 못했다”며 “위법한 조치로 영풍의 의결권 행사가 막히면서 주주총회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었던 주주권이 사실상 무력화됐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의결권이 제한된 주식의 규모 및 가치 등을 고려해 위자료를 1억원으로 산정했다고 덧붙였다.
영풍 측은 “기존 경영진의 경영권 방어를 이유로 최대 주주 의결권을 인위적으로 제한하는 행위는 허용될 수 없으며, 불법행위를 주도한 경영진에게는 법적 책임이 따른다는 점을 법원이 확인한 판결”이라고 말했다.
전소연 기자 soye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