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철강, 3분기 후판가 협상 돌입...'가격 부담 VS 수익 확보' 줄다리기

원가 부담 호소하는 조선업계 …가격 인하 주장
수익성 악화한 철강, 가격 인상으로 수익성 회복
업계 “시장 가격 반영해 원만하게 협의할 것”

Photo Image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생산되는 후판. 현대제철

조선업계와 철강업계가 3분기 후판 가격 협상에 돌입했다. 조선업계는 원가 부담에 따른 가격 인하를, 철강업계는 수익성을 위한 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있어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과 포스코·현대제철은 최근 3분기 후반 가격 협상에 들어갔다. 각각 조선과 철강 대표기업으로, 각 분야 주요 기업 전반이 후판 공급 가격 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선과 철강 양측은 매달 정례적으로 회동하며 원자재 가격 추이와 글로벌 시황을 토대로 단가를 조율하기로 했다.

후판은 선박에 사용되는 원자재로 두께 6㎜ 이상 두꺼운 철판을 의미한다. 통상 조선사 생산 원가 20~30%를 차지할 만큼 중요 요소다. 철강 업계에서는 전체 매출 15%를 차지할 정도로 주요 먹거리다. 앞선 올 1·2분기 가격은 작년 4분기(80만원대 초반) 대비 소폭 오른 톤(t)당 80만원 중반대에 합의됐다.

전통적으로 후판 가격 협상은 상·하반기 각각 한 번씩 진행됐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분기별로 변경했다. 가격 조정 기회를 늘린 건 후판 공급 가격이 그만큼 양측의 실적을 가르는 핵심 변수여서다. 조선사 입장에서는 후판 가격 인하로 원가 절감이 필요하고, 철강사는 수익 방어를 위해 가격 인상이 필요하다.

3분기 협상에서도 조선사는 가격 인하를, 철강사는 인상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먼저 조선업계는 후판이 생산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높은 만큼, 추가로 가격이 높아질 경우 간신히 궤도에 오른 수익성이 다시 악화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 2021년 톤당 60만원 수준이던 후판 가격이 지속 급등하며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논리다.

또 조선사 대부분이 향후 2~3년치 건조 물량을 대거 확보해둔 터라 당분간 막대한 양의 후판이 필요한 상황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여기서 후판 가격이 오르면 대규모 물량 확보에 따른 비용 부담이 고스란히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선박 수주 호황에 따른 낙수효과가 상당 부분 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철강사들은 가격 인상 기조가 단호하다. 후판의 주 원재료인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 부담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글로벌 경기 침체, 중국 저가 공세로 실적 악화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철강사들은 후판 가격을 높여 수익성을 개선해야만 고정비 부담 등을 상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최근 유통 시장에서 후판 가격이 상승세여서 철강사 인상 요구에 무게를 더한다. 올해 2월 톤당 90만원 수준이던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유통 가격(SS275 기준)은 매달 오름세를 이어가다 이달 초 100만원 선까지 올랐다. 수입산 유통가(SS400) 역시 같은 기간 85만원 선에서 96만원 선으로 동반 상승했다.

협상은 원자재 가격 변동성과 고환율 등 대외 변수로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3분기기 협상이 진행 중이며 시장 가격 등을 반영해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소연 기자 soyeon@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