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수요 폭증하는데 수도권 전력평가 통과율 2%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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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

수도권 데이터센터 신축의 핵심 관문인 '전력계통영향평가'를 통과한 사업지가 2%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에서 데이터센터용 신규 전력을 확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의미로, 비수도권 신규 입지 발굴이 데이터센터 확산의 최대 과제로 부상했다.

13일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 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3월 누적 기준 수도권 전력계통영향평가 1차 기술검토 신청은 총 522건(3만 3592㎿)에 달했다. 이 중 절반 이상인 279건(1만8050㎿)이 초기 단계에서부터 공급 불가 판정을 받았다. 이후 1차 검토를 통과한 243건 중 실제 본심사까지 진입한 사례는 24건(9.9%)에 불과했고, 최종 승인을 받은 자산은 10건에 그쳤다. 전체 신청 건수 대비 최종 승인률은 1.9%에 불과하다. 용량 기준으로는 전체의 3%(1010㎿)가 승인됐다. 대형 하이퍼스케일급 프로젝트 위주로 선별적 승인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센터 사업 개발 방식도 급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입지를 먼저 선정한 뒤 전력을 확보했지만, 이제는 전력 수용력이 곧 입지의 가치를 결정하는 '전력 추종형' 구조로 시장이 재편됐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전력을 미리 선점한 수도권 내 기존 데이터센터의 자산 가치도 치솟고 있다. 현재 수도권의 데이터센터 공실률은 5% 미만을 유지 중이며, 평균 상면 임대료는 2019년 ㎾당 14만원에서 지난해 25만원으로 5년 새 70% 이상 급등했다. 특히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CSP)와 국내 대형 테크 플랫폼이 전체 수요의 88%를 점유한 상황에서, 향후 AI 전환 수요까지 더해진다면 수도권 자산의 희소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문제는 이러한 수도권 전력난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한국전력공사의 제11차 송변전설비계획상 변전소 신규 공급이 2028년까지 집중되어 있으나, 이는 대부분 첨단산업 단지 확충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민간 상업용 데이터센터를 위한 물량은 거의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안으로 비수도권 분산이 거론된다. 정부 역시 수도권 전력 쏠림과 데이터센터 공급 절벽을 타개하기 위해 지난 6월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산업 진흥에 관한 특별법(AIDC 특별법)'을 공포했다. 이 법안에는 비수도권 사업에 대한 인허가 일괄 처리, 전력계통영향평가 특례, 재생에너지 직접 공급, AI 데이터센터 특구 지정 등 다양한 혜택의 근거가 담겼다. 데이터센터의 지방 분산을 유도하여 전력 과부하를 해소하고 국가 균형 발전을 이루겠다는 취지다.

다만 시장에서는 정부의 규제 완화가 실질적인 투자 유치로 이어지기 위해선 정교한 보완책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비수도권 이전이라는 방향성에는 공감하며 현실적인 대안이 없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면서도 “다만 비수도권 지역에서 운영할 경우 발생하는 현장 관리 인력 수급이나 상면 임대 사업의 수익성 등 실무적인 어려움은 여전하다”고 토로했다.

최수혜 CBRE 코리아 리서치 총괄 상무는 “현재 한국 데이터센터 시장은 공급 제약과 자본 유입이 맞물리며 투자 매력이 극대화되는 전환기를 맞았다”며 “기술 변화에 민감한 자산인 만큼, 단순 전력 확보를 넘어 임대차 구조나 AI 서버 고도화에 따른 물리적 진부화 리스크, 지역 이전에 따른 리스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정밀한 대응 전략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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