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학교는 민유호 금속재료공학과 교수팀이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문건대 박사팀과 공동연구로 버려지는 폐굴껍데기를 활용해 폐플라스틱(PET)을 원래의 고부가 화학 원료로 전환할 수 있는 친환경 자성 촉매를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팀은 굴껍데기에서 추출한 산화칼슘을 자성 물질과 결합한 '자성 이중 산-염기 촉매'를 개발했다. 이 촉매는 폐PET를 고효율로 분해할 뿐만 아니라, 반응이 끝난 뒤 자석을 이용해 쉽게 회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PET는 생수병, 섬유, 포장재 등에 널리 쓰이는 대표적인 플라스틱이다. 그러나 사용하고 버려진 폐PET를 단순히 잘게 부수어 다시 녹여 만드는 '기계적 재활용'은 반복할수록 플라스틱의 품질이 떨어지기 쉽고, 이물질이 묻었거나 다른 종류와 섞여 있으면 고품질로 재활용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PET를 화학적으로 완전히 분해해 처음 새 플라스틱을 만들 때와 똑같은 순수한 원료(BHET) 상태로 되돌리는 '화학적 재활용'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그중 '글리콜리시스'는 에틸렌글리콜(EG)을 이용해 PET를 분해하는 기술이다.
기존 분해 촉매들은 대부분 미세 가루 형태로, 반응 후 점성이 있는 액체 속에서 회수하기 어렵고 반복 사용이 쉽지 않은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강염기성의 굴껍데기 성분과 산성 및 자성 회수 특성을 가진 코발트페라이트를 결합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이번 촉매의 핵심은 하나의 표면에서 두 가지 반응을 동시에 촉진하는 '이중 산-염기 활성점' 구조다. 코발트페라이트는 PET의 결합을 느슨하게 열어주고, 굴껍데기 유래 산화칼슘은 분해 액체(EG)를 활성화해 가위로 자르듯 PET 사슬을 빠르고 효과적으로 끊어낸다.

또 연구팀이 개발한 촉매는 PET 분해에 필요한 활성화 에너지를 기존 코발트페라이트(CFO) 촉매보다 약 절반 수준으로 낮춰 보다 효율적인 화학적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촉매는 210℃, 3시간 조건에서 폐PET를 약 99% 분해했으며, 화학 원료(BHET)를 90% 이상의 높은 수율로 얻어냈다. 반응 후 자석만 대면 복잡한 공정 없이 쉽게 분리되어, 20회 이상 반복 사용해도 높은 성능을 유지했다.
연구팀은 실험실 규모를 넘어 10g, 100g, 10㎏급 PET 분해 반응으로 공정을 확장해 실제 적용 가능성도 검증했다. 10㎏급 반연속 반응에서도 90% 이상의 높은 PET 분해율을 유지해 실제 대형 공정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특히 이번 연구는 해양 환경 오염의 주범인 폐굴껍데기를 촉매 원료로 활용했다는 점이 차별화된다. 굴껍데기는 주성분이 탄산칼슘으로, 적절한 처리를 통해 산화칼슘 기반 촉매 원료로 전환할 수 있다. 연구팀은 해양 쓰레기와 도심의 폐플라스틱 문제를 동시에 고려한 자원순환형 촉매 설계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민유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순히 PET를 분해하는 촉매를 개발한 것을 넘어, 폐굴껍데기에서 얻은 산화칼슘의 강한 염기성, 코발트페라이트의 산 활성점, 그리고 자성 회수 특성을 하나의 촉매 구조 안에 결합한 데 의미가 있다”며 “향후 폐PET 화학적 재활용 공정의 효율화와 플라스틱 순환경제 구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 지원사업, 한국연구재단의 지역혁신선도연구센터(경북대 탄소중립지능형에너지시스템센터)와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제1저자는 경북대 금속재료공학과 이찬영 석사과정생과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서호준 연구원이며, 교신저자는 경북대 민유호 교수 및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문건대 박사이다. 연구 결과는 최근 화학공학 및 소재 분야 국제학술지인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 (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온라인 게재됐다.
대구=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