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탈리아에서 100년 넘게 이어져 온 남녀 분리 해변에서 규정을 어긴 여성 관광객 때문에 몸싸움까지 벌어지는 소동이 일어났다.
24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이탈리아 북부 도시 트리에스테에 있는 유명 해변 '바뇨 마리노 라 란테르나(Bagno Marino La Lanterna)'에서 이용객 간 충돌이 발생해 경찰이 출동했다. 이 과정에서 해변 관리 직원도 폭행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밀라노에서 여행 온 한 여성이 남자친구와 함께 시간을 보내겠다며 남성 전용 공간으로 들어가면서 시작됐다.
이 해변은 1900년대 초 조성된 이후 약 2.7m 높이의 벽을 기준으로 남성과 여성 구역을 철저히 나눠 운영해 왔다. 현지 주민들은 이곳을 '페도친(Pedocin)'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며 오랜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여성은 남성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일광욕을 즐길 수 있고, 남성 역시 조용한 환경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이유로 지역 주민들의 지지를 받아왔다. 다만 바다에서 수영할 때는 부표 인근에서만 남녀가 함께 이용할 수 있다.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에 따르면 50대 여성 이용객이 규칙을 설명하며 원래 구역으로 돌아가 달라고 요청했지만, 관광객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녀는 “여기는 아직도 중세에 머물러 있다” “성차별적인 사람들”이라며 거친 말을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항의했던 여성은 장애가 있는 아들의 화장실 이용을 돕기 위해 남편과 함께 잠시 남성 구역에 머물렀던 상황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언쟁은 점차 격해졌고, 양측이 몸싸움을 벌이기 직전까지 이어졌다. 이를 제지하려던 여성 직원이 밀려 넘어지는 등 현장은 한동안 큰 혼란에 빠졌다.
주변 사람들의 중재 끝에 상황은 가까스로 정리됐지만, 문제를 일으킨 커플은 해변을 떠나기 전 입장료 2.40유로(약 3,600원)를 돌려달라고 요구하며 마지막까지 실랑이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