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3분기도 동결…한전 재무부담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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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본사 전경

정부가 올해 3분기(7~9월) 전기요금을 동결했다. 국제 연료가격 하락으로 연료비조정단가 인하 요인이 발생했지만, 한국전력공사의 재무 상황과 미조정 요금을 고려한 조치다. 물가 안정과 국민 부담 완화에는 도움이 되지만, 한전 재무정상화와 전력망 투자 재원 확보 과제는 계속 숙제로 남게 됐다.

한국전력은 22일 3분기 연료비조정단가를 현재와 같은 ㎾h당 +5원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7월부터 9월까지 적용되는 전기요금도 현 수준에서 동결된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연료비조정요금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연료비조정단가는 유연탄과 액화천연가스(LNG), 유류 등 최근 연료가격 변동을 반영해 매 분기 결정된다. 산식에 따라 ±5원 범위에서 조정할 수 있지만 현재는 상한선인 +5원이 적용되고 있다.

당초 연료비 산정 기준만 놓고 보면 인하 요인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국제 에너지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연료비 부담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는 한전의 재무 상황과 그동안 전기요금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미조정액을 고려해 +5원 유지를 결정했다.

이번 결정으로 가계와 산업계는 여름철 전기요금 인상 부담을 덜게 됐다. 특히 냉방기기 사용이 집중되는 3분기는 연중 전력수요가 가장 많은 시기다. 정부는 전기요금 인상이 소비자물가와 기업 생산비용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한전의 재무개선 속도는 더뎌질 전망이다. 한전은 2021년 이후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기에 원가 이하로 전기를 공급하면서 대규모 적자를 떠안았다. 이후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과 연료비 안정화 영향으로 수익성이 개선됐지만 누적 적자와 부채 부담은 여전히 크다. 2021년 이후 누적 영업적자는 30조원 이상이며 총부채는 200조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전기요금 현실화가 지연될 경우 송배전망 확충과 미래 전력 인프라 투자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새 정부가 재생에너지 확대와 국가 전력망 구축을 핵심 에너지 정책으로 제시한 만큼 막대한 투자 재원 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전은 현재 서해안 초고압직류송전(HVDC) 구축 등 대형 전력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연료비조정단가 제도의 실효성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제도 취지는 국제 연료가격 변동을 적기에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물가와 정책적 판단에 따라 장기간 동일한 수준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전기요금이 정책 변수에 좌우될 경우 에너지 가격 신호가 왜곡되고 전력 소비 효율화 유인도 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물가 안정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전기요금 조정이 계속 미뤄질 경우 한전 재무건전성 확보와 전력망 투자 재원 마련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 “중장기적인 전기요금 체계 개편 논의를 본격화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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