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협상단, 예정대로 스위스 회담

이란이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레바논 공격에 반발하여 중동의 핵심 해상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전격 폐쇄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과 이란이 전쟁 종식을 위해 어렵게 이끌어낸 잠정 합의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20일(현지시간)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 합동군사령부는 미국이 전쟁을 종식시키지 않아 명백한 약속을 위반했다며 호르무즈 해협 폐쇄를 선언했다. 이란 측은 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의 포괄적인 휴전과 군사 작전 중단을 공개적으로 발표할 때까지 해협을 다시 개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파키스탄과 카타르 등 중재국에 통보한 상태다.
이번 해협 봉쇄 발표는 미국과 이란 협상단이 세부 합의를 이어가기 위해 스위스로 향하기 직전에 나왔다. 당초 양국은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의 전투를 중단하는 것을 목표로 잠정 합의를 체결하고 선박 통행을 재개했으나, 최근 레바논 남부 나바티예와 인근 마을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어린이 2명을 포함해 최소 16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유혈 충돌이 심화되자 이란이 보복 조치에 나선 것이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국영 TV를 통해 핵심 약속들이 지켜져야 최종 합의를 위한 협상이 시작될 것이라며, 만약 약속이 이행되지 않는다면 양해각서 전체가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헤즈볼라 관계자 역시 이스라엘이 휴전에 동의한다면 자신들도 동참하겠지만, 이란의 해협 재개방 조건은 이스라엘의 공개적인 작전 중단 선언이라고 못 박았다.
미국 정부는 이란의 해협 통제 주장을 즉각 반박하며 전면 대치하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 대변인 팀 호킨스 대령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으며 여전히 상선들의 통행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군 측은 토요일 하루 동안에도 1,700만 배럴 이상의 원유를 실은 상선 55척이 해협을 무사히 통과했다고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또한 이란과 60일 이내에 최종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미군이 중동 국가들의 수호천사 역할을 수행한 대가로 해당 해상 통로에 통행료를 부과하겠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돌발 악재 속에서도 미국과 이란 협상단은 예정대로 스위스에서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란 측은 모하마드 바게르 칼리바프 국회의장과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 중앙은행 및 석유 당국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대규모 협상단을 파견했으며, 미국 측에서는 JD 밴스 부통령과 수석 협상대표인 재러드 쿠슈너, 스티브 위트코프 등이 합류했다. 이번 합의를 통해 이란의 수십억 달러 규모 동결 자산이 해제될 예정이었던 만큼 양측 모두 협상 테이블을 완전히 엎지는 못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라는 거대한 난관과 더불어, 남부 레바논에 이스라엘군 주둔을 고수하겠다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입장과 이스라엘군 철수 전까지 공격을 멈추지 않겠다는 헤즈볼라의 대립이 팽팽해 이번 스위스 회담에서 극적인 진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